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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여중에서 상담교사로 일했었다
한참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여중생들의 주 상담은 교우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친구끼리 싸우거나, 왕따를 당하거나, 삼각관계에 있거나...
일단 상담실을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환대를 베풀었다.
그들의 상처 난 마음을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을 건네면서
위로해 주었다.
때로는 어떠한 말보다
달달하고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이 그들의 마음을 녹이는 경우를 경험한다.
내가 근무한 학교는 매점이 없었다.
그래서 애들은 늘 허기져했다.
그런데
상담실에 오면 비상식량(?)이 가득하다.
나는 예산의 많은 부분을 간식 사는 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위로용으로 은밀하게 내놓은
간식이 소문이 났는지 애들이 떼거지로 몰려왔다.
처음에는 젤리 하나에도 감격하고 감동하던 애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마치 맡겨 놓은 물건 찾아오듯이 당당하게 간식을 요구해서
당황했다.
내가 베푼 호의가 그들에게 권리가 되었다.
나의 '호의'를 당당히 요구하는 그들에게
한 마디 던졌다
" '호의'를 좋아하면 둘리 된다~~~"
둘리가 마술 부릴 때 '호휘, 허휘' 주문을 하는 것을
빗대어 농담으로 한 말인데,
아이들이 뜻밖의 표정을 짓는다.
"둘리가 뭐여요?"
앗!!!!!!!!!
얘네들은 '둘리'를 모르는 세대구나!
ㅋㅋㅋㅋ

나의 어린 내담자들을 통해 아주 중요한 것을 배웠다.
'내가 베푼 호의가 상대에게 권리가 되게 하지 말라'는 것을
그들이 보여준 행동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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