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땅에 정착한 지 벌써 4개월이 훌쩍 지나간다.
오자마자 매일 두 시간씩 태국어 개인 레슨을 받고 있지만 생각만큼 진도가 나지 않아 답답함이 눈덩이처럼 점점 커지고 있다. '콩나물시루에 물 붓기' 자세로 공부를 하고 있지만
매일 남는 것 없이 외운 것들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면 답답함이 심장을 누르고 눌러 쪼그라트리게까지 한다
지금도 공부하다 갑갑함이 들어서, 잠시 공부하던 책들을 덮고 그동안 내팽개쳐 두었던 블로그 글쓰기에 손을 얹었다.
태국어 성조와 씨름하다 갑자기 학창 시절에 음악시간이 생각났다.
나는 음치는 아니지만 음감이 상당히 떨어져 실컷 소프라노 파트 연습하고 나서 합창할 때면 다른 파트를 따라가곤 했다.
따로 남아서 개인 지도를 받은 후 혼자 노래하라고 하면 음 이탈은 물론이고 늘 불안정했다.
성악하기에 꽤(?) 괜찮은 목소리를 가졌지만 악보를 못 읽고, 음감이 떨어져 일찍 감치 음악하고는 거리를 두고 살았다.
피아노도 두드리다가 나와는 전혀 맞지 않는 악기임을 진즉에 깨닫고 때려치웠다. ㅠ
태국어는 5개의 성조로 되어있다. 성조에 따라 전혀 뜻이 달라진다. 그만큼 성조는 중요하다. 태국어 시작한 지 4개월째 되었는데 내 성조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자리를 잡지 못하고 우주를 떠돈다.
성조에 난감을 보이면서 든 생각은 '음악을 못했기 때문에 성조를 제대로 소리 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조도 일종의 음이다. 이렇게까지 못할 줄 몰랐다. 오늘은 선생님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ㅠㅠ
내가 전혀 다른 음을 내니깐 답답했던 모양이다.
구글 음성 번역기를 갔다 놓고 목청 높여 '단어'를 불러대지만 전혀 다른 뜻으로 번역이 될 때마다 좌절감이 지구 바닥을 뚫고 우주밖까지 튕겨져 나가는 것 같다.
언어는 꾸준함이 답이라고들 한다.
"그래, 이제 겨우 4개월 지났잖아! 꾸준히 매일 불러대고 외치다 보면 언제 가는귀가 뚫리고 입이 터질 날이 오겠지!" 하면서 스스로 매일 다독인다.
그날이 올 때까지~~~~~~
주여~~~~~~~~~~~ 포기하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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