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쏠림 현상'이 매우 강한 나라다. 누군가 대박이 났거나 무언가 좋다고 알려지면 너도나도 덤비고 몰린다. 하지만 아쉽게도 '쏠림 현상'이 있었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지나간 후였다. 소문을 듣고 뛰어들었을 때는 어쩌면 늦였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나에게는 어쩌면 우연찮게 시작된 티스토리 블로그가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다.
나는 모험심과 호기심, 도전 정신이 강한 사람이다. 더불어 창의성이 풍부하다. 어렸을 때부터 내 상상의 나래의 영역은 끝도 없이 펼쳐져 우주까지 이른 적도 있었다. 가끔 '내가 상상하고 생각하고 삶 속에서 깨닫고 느끼는 것을 글로 쓰면 어떨까' 생각했었다. 행동파인 내가 쉽게 삶으로 옮기지 못한 것은 글쓰기가 만만한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끌 쓰기 입문
처음에 글쓰기 시작은 '쏠림 현상'의 끄트머리 덕(?)을 봤다. 티스토리 글쓰기는 수익도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라는 말에 팔랑 귀가 춤을 추면서 자판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방문객 수도 그렇고 지난달에 광고 수익으로 1300원을 번 것을 보면 내가 경제적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글쓰기가 생각한 것보다 만만하지 않아 매우 당황했다. 일단 시작했으니 '물러서기에는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반 블로그 운영이 아닌 티스토리는 구글 애드센스에 통과해야 된다는 막중한 과업은 내 일상을 짓누르기까지 했다. 글쓰기에 대해 공부하거나 배워본 적도, 써 본 경험도 거의 없었다. 그저 몇 년 전부터 공황장애로 심하게 마음의 몸살을 앓으면서 일기 쓴 것이 다였다.
구글 애드 센스 고시 합격
구글 애드 센스에 합격하려면 AI가 원하는 글을 써야 한다는말들이 내 마음을 짓 눌렀다. '글자 수가 1500자 정도는 되어야 하고 전문적이고 지식, 정보성이 포함되어야 한다. 더불어 맞춤법은 물론이고 글의 형식을 갖추어서 써야 한다'라고 이미 험난한 과정을 패스한 선배 블로거들의 충고의 글을 읽었다.
1일 1 포스팅
또한 파워 블로거들이 초보들에게 입을 모아 하는 말이 '1일 1 포스팅'이었다. 더군다나 나는 구글 애드 센스에 패스해야 되기 때문에 초반에는 꾸준한 글쓰기를 해야 했다. 매일 글쓰기를 해야 된다는 막중한 과제는 스트레스가 상상 이상이었다. 책상 앞에서 글의 주제, 소재를 생각하느라 머리를 쥐어뜯고 있노라면 '내가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이짓(?)하고 있지!' 하는 회의감과 의문이 팝콘 튀듯이 올라왔다.
'구글 애드 센스'에 합격하는 것을 '구글 애드 센스 고시 패스'라고도 부른다. 논문 쓰는 것처럼 책상 가득히 '심리학'과 관련된 전문 서적들을 올려놓고 자료들을 찾아가면서 글을 이어갔다. 무슨 그리 대단한 전문성 글을 쓰는 것도 아니면서 영어 사이트까지 뒤져가면서 에너지를 쏟아부어 매일 포스팅 하나를 출산해 내었다.
더 쉽게 구글 애드 센스를 통과하는 노하우도 소개되고 있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글쓰기 동기는 불순(?)했으나 글을 쓰면서 목적이 달라진 것 같았다. 비록 방문자 수도 적고 그들이 '혹' 할만한 매력과 정보성도 없고 글의 길이도 짧지 않았지만 무언가 내 삶의 한 부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어쨌든 글쓰기 한 달 반 만에 한 번 쓴 잔을 마시고 두 번째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포스팅하면서 얻은 것은 꾸준함
나이가 들면서 '성실히', '꾸준히'라는 말이 귀를 때린다. 되돌아보면 내 삶의 제일 부족한 부분이 '꾸준함'이란 단어였다. 불꽃같은 열정과 호기심은 있지만 지루한 것을 못 참는 나는 그것들이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꾸준함'이란 단어는 늘 내 열등감을 건드렸다.
그러면서 오기가 생겼다. 일단 출사표를 던졌으니 한 번 해봐!
'만약 구글 애드 센스에 통과해야 된다는 당면 과제가 없었더라면 이렇게 열심히 매일 글을 쓸 수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이러니하게도 글쓰기를 고문같이 느끼면서 꾸역꾸역 '1일 1 포스팅'을 한 것이 내 삶의 결핍 요소 '꾸준함'이라는 단어를 열등감 목록에서 지우게 된 계기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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