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라는 단어에서 받는 첫 느낌은 슬픔이다. 훈련하고 반복하면 익숙해지고 무뎌지는 것들도 있는데 이별만큼은 그렇지 않다. 막상 이별하는 순간을 맞닥뜨리면 상실감에서 오는 슬픔과 아픔이 올라온다. 떠나보내야 하는 대상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이별은 우리 마음에 시퍼런 자국을 남긴다.
지인과의 이별
오전에 가까이 지내던 남편 후배 겸 제자한테 "오후에 집으로 방문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가 온다고 했을 때 이미 '이별'을 감지했다.
그는 H회사를 다닌다. 이번에 영업 총괄 책임자로 미국 주재원으로 발령이 나서 다음 주에 가족과 함께 출국할 예정이다. 그동안 나간다는 이야기는 전해 들었는데 막상 코앞으로 다가오니 적적한 마음이 올라온다. 자주 만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마음속에는 지인으로 점을 찍은 사람이어서 마음이 더 짠한가 보다.
그가 간 후에 잠시 그 자리에 생각이 머무르면서 '이별'이라는 주제로 아주 오래전에 쓴 나 혼자만의 간직한 글을 꺼내 읽어 보았다.
이별
이별은 아무리 연습해도 슬프다 ㅠㅠ
이별은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그중에 제일 가슴 아픈 이별은 '죽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린 어쩌면 언제 어떤 식으로 맞이할 줄 모르는 이별을 조금씩 일상에서 연습하면서 사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작은 아이의 군입대가 화요일이다. 아이와 함께 더 지내고 싶은데 아들은 만날 사람들이 있다면서 나갔다.
아이가 자라면 부모 곁을 멀리 떠나려고 한다.
어렸을 때는 절대적인 부모의 존재가 자랄수록 떠나고 싶은 존재로 바뀌는 것 같다.
건강한 아이라면 이것이 정상인데 부모 입장에서는 섭섭하고 허전하고.......
아이의 유학 시절부터 충분한(?) 이별의 연습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군대는 또 다른 이별의 장인 것 같다.
큰 아이가 군대 갈 때 훈련소에 데려다주고, 입소하는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펑펑 눈물을 쏟아 내었다.
마치 사지에 보내는 것처럼!
작은 아이는 다를 줄 알았는데.......
모든 손가락은 깨물면 다 아프다.
자식도 다 똑같고 동일한 아픔과 기쁨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이 땅에서 영원히 살 수 없는 존재이다.
언젠가는 우리가 소유한 모든 것을 놔두고 이별할 때가 온다.
이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이 있을까?
모르겠다.
그러나 이별을 연습하는 장이 매일 일상의 삶이 아닐까 싶다.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오늘과 이별해야 되는 것처럼
일상에서 우리는 매일 알게 모르게 이별 연습을 한다.
한바탕 울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짐을 느낀다.
그래, 슬플 때는 울어야지!
이별은 시퍼런 멍을 남긴다
큰아이, 작은 아이, 모두 건강하게 군대 생활을 마치고 지금은 사회인으로 훌륭한 몫을 감당하면서 살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군대 갔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올라온다. 슬픔이 컸었나 보다. 아직도 이별로 생긴 시퍼런 멍이 흔적으로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우리는 출장중~
'죽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세상으로 보내야 하는 영원한 이별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사건, 사고, 병으로 뜻하지 않는 영원한 이별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의 슬픔이 얼마나 클지 감히 상상도 못 하겠다.
언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할지 모른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각기 다 다르다. 우리는 이 땅에 영원히 살려고 온 것이 아니라 잠깐 지구라는 행성에 출장 온 것이다. 신이 우리를 부르면 이 땅에서 소유했던 모든 것들을 두고 떠나야 한다.
언젠가는 내가 사랑하고 소유했던 모든 것들을 두고 떠날 날이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삶이 좀 간소해지고 탐욕이 줄어 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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