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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에서의 깨달음

인생의 마라톤의 목표는 승자가 아니라 완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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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울 국제 마라톤'이 열린 날이었다. 국내 최고 권위의 국제 마라톤으로 43개국에서 3만 2천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의 대회라고 한다. 세계육상 문화유산에도 등재된 바 있는 권위 있는 대회라고 매스컴에서 호들갑을 떤다.


오늘 남편 친구들을 건대역 쪽에 있는 교회에서 만나 예배 후 식사하기로 예정이 되어 있었다. 토요일에 남편 친구로부터 "마라톤으로 인해 교통 차단하는 곳이 많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 남편에게 대중교통이란 비행기 아니면 자가용을 의미한다.ㅠㅠ 

 

나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기어이 차를 끌고 나왔다. 예상외로 영동대교를 건너는데 교통이 원활해서 '나의 염려가 기우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변북로를 타고 뚝섬 굴다리를 지나 건대 방향으로 가려니 교통 통제를 한다. 코앞에 목적지가 있는데 차단을 해서 주변을 몇 바퀴 돌다가 결국 차는 뚝섬 공영 주차장에 모셔 놓고 걸어서 약속 장소로 발걸음을 바쁘게 움직였다.

 

길을 건너기 위해 건널목에 서있는데 자원봉사자가 통제한다. 예배 시간이 다 되어 가서 조급한 마음으로 길을 건너기만을 기다리는데 저 멀리서 마라톤 선수가 뛰어 오는 것이 보였다. 


마라톤 실전 풍경

TV에서만 봐 온 풍경이 내 앞에서 연출된다. 마라톤 선수의 턱은 하늘로 높이 쳐들려 있고 가슴은 앞으로 최대한 내밀고 숨 찬 호흡을 내뱉으며 내 앞을 빛의 속도로 지나간다. 길거리에서 응원하는 사람들 틈에서 자동적으로 격려의 박수를 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갑자기 마음이 뭉클해지더니 눈물이 고인다.

 

마라톤은 다른 경기와는 다르게 홀로 긴 시간 자신의 육체의 한계와 싸워야 하는 스포츠이다. 그래서 마라톤은 지구력뿐만 아니라 정신력이 매우 중요하다. 오랜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매우 힘든 스포츠라는 점에서 어떤 고되고 힘든 일을 장시간 쉬지 않고 수행함을 우리의 인생살이로 비유해 말한다.

 

우리는 각자 인생의 마라톤 경주를 하고 있는 중이다. 출발선은 똑같이 주어지지만 모두 선두 주자가 될 수는 없으며 뛴다고 모두 완주하는 것도 아니다.

 

마라톤 완주해서 테이프를 끊는 그림
인생 마라톤의 목표는 승자가 아니라 완주에 있다!

 

인생의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마라톤 초보자들은 의욕이 앞서 속도 조절에 실패해 얼마 뛰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 모두는 인생길을 처음 나서는 초보자이다. 인생은 아쉽게도 마라톤처럼 의욕만 가지고 뛸 수 없다. 욕심을 내려놓고 각자 주어진 자신의 인생 보폭에 맞게 길을 나서야 한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힐끔 쳐다도 보지 말고 자신에게 펼쳐진 길을 묵묵히 가야 한다.

 

둘째, 자신의 상황, 능력, 환경, 조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남의 인생을 따라가면 완주는커녕 낙담하거나 좌절감을 깊게 맛보게 된다. 한국은 아쉽게도 내 인생을 내 뜻대로 살기가 참 힘든 나라이다. 그럼에도 내 인생의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한다. 

마라톤은 홀로 뛰는 운동이다. 부모로부터 정신적,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면 그 경주는 완주를 해도 부끄러운 것이다.

 

셋째,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잘 돌봐야 한다. 결국 자기 관리이다. 건강 때문에 달릴 수 없다면 속상하고 억울하지 않겠는가!

 

넷째, 마라톤은 혼자 뛰는 스포츠이지만 함께 뛰는 운동 경기이다. 인생은 관계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정체성을 확인한다. 인생의 running mate(동반자)를 만들어야 멀리 갈 수 있다.

 

마라톤 경주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는 것은 주변의 도움과 배려가 있기 때문이다. 마라톤 코스 구간 구간마다 음료수가 준비되어 있고, 비상시를 대비해 의료진도 대기해 있으며 거리에서는 그들의 행보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시민들이 있어 그들의 홀로 뛰는 외로움을 견디게 해 준다.


마치며

우리 인생이 힘겨운 삶의 끈을 놓치지 않고 갈 수 있는 것은 주변의 관심과 사랑, 격려, 응원에 힘입어서이다.

 

인생 마라톤의 목표는 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완주하는 것이다. 더디어도 괜찮다. 느려도 문제없다. 단지 포기만 하지 말아라. 순간순간 포기하고 싶고 죽고 싶은 그 순간에도 누군가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있으며, 신은 비상시를 대비해 도울자도 준비해 놓으셨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각자 주어진 인생길을 완주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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