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만 여직도 많은 사람들이 영어 공부를 위해 미국 시트콤 '프렌즈'를 찾는다. 나 또한 프렌즈로 영어 공부하고 있는 중에 드라마에서 '관계'와 관련된 강한 임팩(impact)을 받은 대사가 있다.
Shodow reading
프렌즈 대본과 함께
shadow reading(한 박자 늦게 대사를 따라 하는 학습 방법)은 요즈음 많이 알려진 영어 학습법 중의 하나이다. 미드의 대사를 듣고 따라 하는 공부법이다. 그들의 대사를 듣고 있노라면 마치 총알을 쉼 없이 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결코 쉽지 않은 영어 공부 학습 방법이다.
그동안 이런저런 학습법을 다 따라 해보다 얼마 전부터 지속적으로 즐겁게 하기 위해서 택한 방법이 '쉐도우 리딩'이었다. 사실 그들이 따발총처럼 쏘아대는 대화를 따라 하고 있으면 즐거움보다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밀물 덮치듯이 몰려온다. 어떤 문장은 수 백번 나불거려야 입이 터지는 경우도 있다.
요즈음은 프렌즈 시즌 1, 에피소드 10의 대본을 가지고 공부하는 중이다. 남자 주인공 Ross(로스)의 마지막 대사가 읽을 때마다 여운을 길게 남긴다. 그의 마지막 대사를 곱씹으면서 그의 마음이 되어 머물러 보니 우리가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과 무관하지 않아 공감이 된다.
마르셀과의 만남
로스는 공룡을 연구하는 학자 겸 교수이다. 어느 날 연구실 주변에서 위험에 처한 원숭이를 동료가 구한다. 로스는 그 원숭이에게 마르셀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집으로 데려와 지극 정성 돌보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전혀 몰라 주는 로스는 마르셀에게 섭섭하고 야속한 마음이 든다. 그런 자신의 심정을 친구 레이철에게 털어 놓는다.
impact 받은 문장
Ross: I wanted this to work so much. Now, I'm still in there, you know? Changing his diapers, picking his fleas... but he's just phoning in it. Just so hard to accept the fact that something you love so much doesn't love you back.
로스: 나는 마르셀에게 해주는 것이 큰 효과가 있길 원했어. 지금, 나는 거기에 그냥 있어. 그의 기저귀를 가라 주고 벼룩을 잡아주고.... 그런데 그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 네가 매우 사랑하는 것이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을, 너는 아니?
로스는 사람이 아닌 원숭이와의 관계에서 큰 깨달음을 얻는다.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이 자신에게 반응도 하지 않을 뿐더러 사랑하지 않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원숭이, 마르셀은 로스가 자신을 위해 시간과 노력과 에너지를 부어대지만 전혀 그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로스는 이런 마르셀에게 큰 좌절감을 느낀다. 어쩌면 로스의 이기적인 사랑과 돌봄이 아닐까? 원숭이가 회복되었으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게 마르셀을 위하는 것인데......
관계가 끝났다는 신호
나의 퍼붓는 사랑만큼 상대방이 알아주지 않아서 섭섭함을 느낀다면, 어쩌면 이것은 관계를 되돌아 봐야 하는 신호일 것이다. 이 신호를 제일 못 받아들이는 관계가 부모 자식 간이거나 가까운 사이, 혹은 연인 사이가 아닐까 싶다.
먼저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애정을 쏟은 대상이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나의 도움이 더 이상 상대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다음에는 그 인정한 사실을 인식하고 나의 태도나 마음을 수정해야 한다.
가끔 뉴스에 이별을 통보하는 연인을 살해한 사건들을 접하게 된다. 이는 자신이 사랑한 대상자가 더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기가 어렵기때문이다.
모든 '헤어짐'은 좋든 그렇지 않든 흔적과 아픔을 남긴다. 더군다나 사랑을 더 줬다고 생각하는 입장은 그렇지 않은 상대방을 향해 분노, 좌절, 배신감을 크게 느낀다.
그들의 단골로 올라오는 문장,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이다.
그 대상이 연인이든, 가족이든, 지인이든~
떠나보내야 할 때
누군가에게 자주 섭섭한 마음과 괘씸함이 올라오거나 내가 상대방을 위해 해준 것들이 세어진다면 이제 관계를 정리하거나 수정할 때가 왔다는 신호이다. 끝내야 할 관계를 붙잡을 때 더 큰 아픔을 겪을 수 있다.
성경에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되다"라고 했다. 사랑을 더 준 쪽이 복 받는 삶을 산 것이다. 관계는 산수처럼 딱 맞게 떨어지지 않는다. 준만큼 되돌려 받는 것이 아니다. 그러려면 애당초 아무것도 하지 말아라!!!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면 끝도 없이 억울함이 올라와 자신의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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