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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에서의 깨달음

땅 따먹기로 땅부자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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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넷플리스에서 방영한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었다. 전통 놀이 중에 하나인 '오징어 게임'은 어린 시절에 즐겨 찾던 놀이였다. 동심 가득한 마음을 가지고 드라마를 켰다가 얼마 안 되어서 껐다. 내가 기대한 것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나이가 들수록 어렸을 때 동네친구들하고 놀았던 전통 놀이들이 떠오른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부동산에 관심이 꽤 많았다(?). 땅투기에 소질도 있어서 제법 땅을 많이 소유한 갑부에 속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시간과 에너지, 온 힘을 들여 애써 차지한 땅은 아쉽게도 일시적인 소유였다. 반나절도 안되어 바로 철거가 되거나 흔적도 없어졌다.  어린 나이에 나는 일찌감치 깨달았다. '이생에 영원한 소유는 없다는 것을!'


땅따먹기 규칙

 

땅따먹기를 하려면 최소한 한 명의 상대가 있어야 하는 놀이이다. 적게는 2명 많게는 대여섯 명으로 사람 수의 따라 늘릴 수 있는 유연성이 있는 놀이다. 

 

1. 각자에게 맞는 말을 찾기 위해 작은 돌, 유리 조각, 사금파리등을 구한다. 엄지나 검지 손가락을 튕겨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야 되기 때문에 너무 가벼워도 안되고 묵직해도 안된다. 

2. 그다음에는 평평한 땅 위에 둥그런 큰 원을 그리거나 아니면 널찍한 네모를 그린 후 각자 간격을 두고 한 자리씩 차리 한다.

3. 각자 처음 분배하는 땅의 크기를 정한다. 한 뼘으로 할 것인지 아님 두 뼘으로 시작할 것인가를 회원들과 의논한 후 정한 규칙에 따라 땅의 크기를  만든다. 이때 손이 작으면 처음 배분받는 땅의 크기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불리하다. 그래서 공평하게 손의 뺨의 길이가 제일 긴 친구가 오른쪽 손가락을 선위에 놓고  한 뺨을 돌려 각자 땅을 배분한다.

4. 가위, 바위, 보에서 이긴 친구부터 자기 땅에서 말을 엄지와 검지로 세 번 쳐서 자산이 소유한 땅으로 돌아오면 땅을 차지하게 된다. 만약  세 번만에 시작점으로 돌아오지 못하거나 자신의 말이 금에 닿으면 넓혀간 땅은 없어지고 다음 친구에게 차례가 넘어간다.

 

 

땅 따먹기 하는 그림
놀이로 배우는 부동산 교육(문화재청에서 올린 그림을 아이패드로 따라 드로잉함)

                                                                                                       

https://www.cha.go.kr/cop/bbs/selectBoardArticle.do?nttId=26279&bbsId=BBSMSTR_1008 

 

문화재청 > 월간문화재사랑 상세 > 네 땅, 내 땅, 돌고 도는 모두의 땅 - 땅따먹기

 

www.cha.go.kr


단순해 보이는 땅따먹기는 초 집중력과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놀이여서 진지하게 게임에 임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놀이를 하면 평소 못 보던 성격이 드러난다. 시비도 자주 붓고 우기거나 뜻대로 안 되면 성질을 부리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친구는 쉽게 흥미를 잃고 게임 도중에 집으로 가버리기도 한다.

 

나의 최애 게임 중의 하나였던 땅따먹기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해가 어둑해질 때까지 이어진다. 내 영토가 꽤 넓혀질 때 여기저기 방해꾼의 소리들이 들려온다.

 

"00 야, 밥 먹어~~~~"

"빨리 안 오면 오늘 저녁 굶는다!" 등 무시한 협박의 소리를 듣고 친구들은 애써 넓혀 놓은 땅을 포기하고 어둠 속으로 하나씩 사라진다. 

 

때로는 야속하게 해가 볼일을 보느라 산 너머로 급히 사라지게 되면 더 이상 어둠 속에서는 놀이를 이어갈 수 없어 자진 해산한다. 못내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차지한 땅을 뒤돌아보면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긴다. '부디 내일 다시 왔을 때 내 땅이 남아 있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가져 봤지만, 한 번도 그 소원한 마음이 이루어진 적은 없었다.  

 

이 세상의 삶은 놀이다!

 

땅따먹기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해 보면서 우리는 어쩌면 이 땅에서 하는 일이 '땅먹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언제가 이 땅에서 내가 이루어 놓았던 모든 것들을 다 두고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영원히 떠나야 할 날이 온다.  

 

나이 들수록 버리고 줄이고 욕심을 내려놓고 가볍게 살아가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때가 되어 그분이 나를 부르시면 미련 없이 되돌아보지 말고 "네"하고 기쁘게 가야 할 준비를 매일 일상에서 연습해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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