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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만나는 심리학

습관적으로 하는 뒷담화 아래 깔려진 심리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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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재밌는 것 세 가지는, 1. 불구경 2. 싸움구경 3. 뒷담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기억난다. 개인적으로 이 세 가지 중에 한 가지를 고르라면 뒷담화이다. 미성숙했을 때에는 부끄럽게도 남 얘기하는 것을 꽤 즐겼다. 세월 가는 줄도 모르고 뒷담화에 몰입했다. 뒷담화 하는 사람의 마음 밑바닥에 깔린 심리 기제는 무엇일까? 


행복하지 않다.

 

아이러니하게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씹으면서 쾌감을 느낀다. 그들의 깊은 심리 밑바탕에는 이기적인 태도가 깔렸다. 나는 행복하지 못하는데 상대가 잘살고 있다면 배가 아픈 마음이라고 할까? 내적 불편감이 오면서 상대의 부족한 점을 이웃들과 나누며(?) 즐긴다. 뒷담화의 위력은 잿빛 얼굴을 생기까지 띄게 만들어 놓는 능력을 가졌다. 한 사람을 심판대위에 놓고 적당히 손가락질하는 게 아니라, 잔인하게 난도질해 형태를 못 알아 볼정도로 만들어야 속이 후련해하는 경우도 보인다.

 

영국 사람들이 뒷담화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 영국에서 오랜 유학생활을 한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맞다"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같이 한 사람의 인격을 바닥까지 끌어내리지는 않고 사실에 근거해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며?' 정도의 가십을 늘어놓는다고 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의 사전적 의미는 남이 잘되면 기뻐해주기보다는 시기와 질투를 한다는 뜻이다. 이 속담은 그냥 우스개 소리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로 신체화 증상으로 배가 아프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실제로 복통까지 이르게 하는데 특히 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은 '상대적 박탈감'이 높은 나라라고 한다. 타인의 소유물들이 마치 내 것을 빼앗긴 처럼 느껴지는 마음일 테지! 행복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각기 다 다를 텐데 어쩌면 삶의 여유가 전혀 없어 마음이 찌들었거나 , 아니면 세상의 호기심이나 흥미를 잃고 살아가서 생기는 감정이 아닐까? 그 생기 잃은 마음을 자신보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한테 꽂혀 그 대상을 비난해서 에너지를 갖는다면 자신을 더 파괴하고 불행으로 몰아가는 일이 될 것이다.

 

행복감을 찾기 위한 제안

 

자신을 불행으로 몰고 가는 지름길은 '비교'이다. 한국인들의 행복감이 낮은 것은 상대적 비교 때문이라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내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상대방이 나보다 "1 "이라도 더 가졌다면 마음이 불편해지면서 불행감까지 느끼게 된다.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습관적인 그야말로 입버릇 같은 영혼 없는 감사만 해도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분비가 되어 마음을 풍성하게 해 준다. 또한 자신만의 '소확행'을 찾아보자. 행복이라는 단어가 추상적이 아닌 삶 가운데서 실행되는 구체적인 명사로 가져오자!


동지애를 원한다.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취향, 성향, 삶의 질, 사고방식, 가치관 등이 '서로 통한다'라고 느낄 때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다. 아이러니하게 통계적(내 주변인을 대상으로 자체 통계를 내었음)으로 뒷담화를 하면서 동지애를 느낀다고 한다.

 

예를 들어, 꼴 보기 싫은 상사를 직원들이 한 마음이 되어 서로 힘과 뜻을 모아 욕할 때 카타르시스가 쓰나미처럼 몰려오면서 강한 동족의식을 느끼게 된다. 이때, 누군가가 침묵하거나 상사를 두둔하는 개소리를 한다면 동족을 배신한 매국노가 되어 그들이 만들어 놓은 울타리 밖으로 내 동댕이치는 경우도 생긴다. 무섭다. 같은 조직원이 되거나 아니면 그런 척이라고 해야 살아남게 된다.

 

뒷담 화하는 심리적 기제는 '나만 흙탕물에 들어갈 수 없다'이다.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디스 하기 위해 조직원들을 모은 후 무언의 동의와 협조를 강요한다. 심리적 압박을 느낀 주변인들은 불편한 관계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마지못해 끄떡인다. 나 혼자 뒷담 화하고 있으면 왠지 덜 인격적으로 보이고 자신의 이미지에 강타를 맞기 때문에 '너도 그렇지' 하는 생각을 주입식으로 넣어준다. 가스라이팅이라고 할까나!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안전하다. 나만 상대를 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인이 뒷담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기적으로 나가는 만남이 있는데, 그 모임의 끝은 꼭 험담으로 끝나서 너무 마음이 불편하다고 한다. 내가 아는 지인은 험담을 끔찍이 싫어하는데 '어떻게 그 자리에 오래 있지'? 궁금한 마음으로 물어봤다. 그녀가 하는 말이 " 나만 가만히 있으면 잘난척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남 얘기는 하기 싫어 남편 허물을 드러낸다"라고 한다. 헐! 헐! 헐! 남편을 희생제물로 드리면서까지 그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가 이해가 안 되었다. 그녀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건 나름 유익이 있어서다. 그 유익이 즐거움이든, 소속감이든, 만족감이 되었든 무엇이든지 간에 그 만남이 싫어도 자신에게 주는 잇점으로 인해 자리를 지킨다.

 

조직에서 탈출하기

 

세상을 창조한 조물주는 아담에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라는 선물을 주셨다.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는 과제를 주시고 그다음은 아담이 선택하게 하셨다. 아담이 가지고 있던 자유의지를 사용하자! 선물은 잘 사용할 때 선물을 한 이가 보람을 느끼면서 기쁘다.

 

마음의 지지대가 약하다면 건강하지 않은 모임이나 사람을 피하자! 아니면, 조직과 인연을 끊을 각오를 하고 뒷담화의 대상이 되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좋은 점을 이야기하자! 이도저도 힘들면 마음속으로 기도하자! 주여, 저 입술로 더 죄짓지 않게 하소서~~~~


마치며...

만나기만 하면 습관적, 의도적으로 뒷담 화하는 사람의 심리에 대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나누어봤다. 이 글은 내 자신의 부끄러운 고백이 되기도 한다.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이 높을 때 마음의 균형이 맞지 않아 인간은 불안하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어쩌면 뒷담화를 선택하는지도 모르겠다. 마음의 밸러스를 바꾸면 우리의 삶이 달라지리라 믿는다. 자존감은 높고 열등감은 낮을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석양이 지는 저녁 노을에 어린 남매가 손을 잡고 있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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