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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에서의 깨달음

우리는 언제 '그냥'이라는 단어를 사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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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에 하나가 '그냥'이라는 말이다. '그냥'이라는 단어는 아무 의미 없이 쓰이기도 하고 무언가 답하기 어려울 때도 사용한다. '그냥'이 어떤 상황 속에서 어떻게, 언제 쓰이는지 궁금하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에 의하면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는 의미를 가지고 행한다"라고 했다. '그냥'의 밑바탕에 깔린 의미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사전적 의미

1. (기본 의미) 어떠한 작용을 가하지 않거나 상태의 변함없이 있는 그대로
2. 아무 뜻이나 조건 없이
3. 그대로 줄 곧                                                                                                                            (출처 다음 국어사전)

 


 

심리학적 의미

 

내가 생각하는 심리학적 해석은 이렇다.

 

첫째,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그냥'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지인들과 오랜만에 통화할 때 안부를 물으면 어떤 이는 대답이 "그냥, 그래"라는 말을 던진다. 사전적 의미로는 '그대로 줄 곧'이라고 해석이 되어 '삶의 별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속내는 '변화가 없으니 지루하다' 혹은 '늘 똑같지!' 아니면 '사는 게 다 그렇지'라는 생각이 포함되어 있다.

 

둘째, 뭔가 구실이나 명분을 찾기에는 구질구질하고 변명같이 느껴질 때 '그냥'이라는 말로 회피한다.

얼마 전에 나는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해야 되었다. 거절할 이유는 여러 가지 있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된다면 상대방의 마음이 상할 것 같았다. 또한 거절의 명분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구차하게 구실을 만들어서까지 거절을 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나는 거절하는 이유와 명분을 내세우지 않고 '그냥'이라는 말로 얼버무렸다.  '그냥'이라는 단어 속에는 회피가 숨겨져 있음을 발견했다. 

 

 

셋째, 대답하기 귀찮을 때나 딱히 이유를 찾기가 어려울 때 '그냥'이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얼마 전에 드라마를 보는데 친구가 드라마 주인공에게 '연인과 헤어진 이유에 대해 묻자', 그녀는  "그냥 헤어졌다"는 알쏭달쏭한 대답을 하였다. '그냥 헤어지는 게 어디 있을까!' 분명 이유가 있지만 친구에게 일일이 대답하는 것이 귀찮았을 것일 수도 있고,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했을 뿐이다. '그냥'이라는 단어 하나로 상대방의 궁금증에 대해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나는 요즈음 '그냥'이라는 단어가 자주 생각 안에 맴돌면서 나는 언제 이 단어를 사용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내 경우는 상대의 질문에 딱히 설명하기가 귀찮을 때나, 아니면 별 특별한 것이 없을 때, 혹은 어느 때는 대답을 회피하고 싶을 때 사용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의외로 '그냥'이라는 단어 하나에 자동 패스 되는 것들이 있음을 느껴 요긴하게 더러 사용한다.

 

망을 보고 있는 미어캣 사진
미어캣의 '그냥' 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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