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참을 인(忍) 자 셋 이면 '살인도 면한다'라고 했는데,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본 문장을 적용해야 될지 생각해 본다. 나는 이 오랜 된 말을 달리 표현하고 싶다. '참을 인(忍), 셋 이 되면 공황장애나, 홧병, 분노장애 등 정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작금의 세상은 좀 달리 해석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참을 인(忍), 한자의 의미
참을 인자는 뜻을 나타내는 心(마음 심)과 소리를 나타내는 刃(칼날 인)이 합쳐진 형성자이다.
'마음에 칼을 갈다', '마음이 칼날을 꽂히는 아픔을 참다'는 회의자이기도 하다. (출처 나무위키)
직역하자면 '마음에 칼을 얹고 있다'로 해석할 수 있겠다. 알고 보면 무서운 말이다. 내 마음 위에 칼이 있으니 잘 못하면 그 칼 끝에 베여 다치거나 목숨을 잃게 된다. 칼 끝이 내 심장 위에 놓였으니 상대방이 나를 자극해도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기가 어렵다. 누군가 열받게 한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다 칼이 내 심장을 찌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성질대로 해대지 말고 감정이 용암처럼 끓어 올라와도 가만히 죽은 듯이 기다려야 한다.
인내
결국 '인내' 하라는 말이다. '인내'는 무작정 참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평정'을 잘 유지하라는 뜻을 포함한다. 마음의 평안을 지키기 위해서는 마음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잡초들- 증오, 짜증, 분노, 탐욕, 미움-이 있을 때마다 뽑아내어야 한다. 잡초들을 방치하면 삶의 숲을 망치고 온갖 엉겅퀴와 가시덤불로 덮인 정글이 되어 몹 쓸 땅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해녀들이 물질하다 간혹 죽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바닷속에 풍부한 해산물들을 발견하고 따다 보면 숨을 쉬어야 할 때를 놓쳐 죽음으로 이어 진 단다. 숨을 쉬어야 하는 때를 놓치면 통증을 넘어서서 무아지경에 이르러 영원한 안식처로 들어가게 된다. 들 숨과 날 숨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인간은 욕심으로 때로는 무지해서, 아님 바빠서 생명이 죽어가는 것도 모르고 살아간다.
지혜
인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란 분별이라는 뜻을 가졌다. 예전처럼 무턱대고 나의 장기들이 썩어 뭉글 어질 때까지 참는 것은 '자기 학대'이다. '인내의 총량 법칙'에 의해 각자의 '인내심'이 어디까지인지 아는 게 중요하다. 모자라는 인내심은 그 칼끝이 상대방을 다치게 할 수도 있으며, 총량의 법칙을 무시한 인내심은 자신의 마음을 병들게 만든다.
한국에서 '좋은 사람'이란 늘 웃으며, 관대하고, 거기다 마음까지 좋은 사람을 뜻한다. 더불어 상대에게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잘 참는 사람을 가리킨다. 음.... 한마디로 인간을 병든 사람으로 만들어 놓은 사회이다. 참을성은 곰이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격 조건 중의 하나이다. 우린 곰이 아니기 때문에 곰처럼 우직하게 참을 필요가 없다. 자신을 돌보지 않는 '억압된 참음'은 훗날 반드시 자신에게 그 대가를 지불하게 만든다.
마치며...
이제 참는 게 미덕인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참는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세상도 아니다. 현대인들은 여느 때보다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세상에 힘겹게 호흡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숨 쉴 때와 내쉴 때를 놓치게 되면 인생의 돌이킬 수 없는 사건들을 만나게 됨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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