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쯤 되었나 보다. 한 연예인이 오랫동안 지인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매스컴을 타자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크게 이슈화되었다. 여기저기서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는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고 사회의 관심이 되었으며 지금도 일상가운데 사람들 대화 안에 심심찮게 이 단어가 올라온다.
1. 가스라이팅의 유래
이 단어의 시작은 미국 정신분석 심리치료사인 로빈스턴이 만들어냈다 ‘가스등’은 1933년 패트릭 해밀턴(Patrick Hamilton)에 의해 만들어진 연극으로(1938), 1944년 조지큐커 감독에 의해 영화로 재탄생되었다. 로빈스턴은 잉글리드 버그먼과 샤를 보와 이에 주연의 영화 ‘가로등’의 제목을 인용해 가스라이팅이라는 심리학적 용어를 만들었다.
2. 가스라이팅의 뜻
가스라이팅(gaslighting)의 한국어 뜻은‘가스등 켜기’이다. 로빈스턴은 그의 저서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에서 ‘가스등 효과’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가스등효과라고도 불리어지는 이 단어의 뜻은 정신적 학대를 일컫는 심리학 용어이다.
가정, 학교, 사회, 군대 등 일상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공간에서 발생한다. 특히 수평적 관계보다는 수직적 관계에서 한쪽이 다른 쪽을 심리적으로 조종하고 학대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의식,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이용해 상대방의 자아를 흔들어서 자신의 영향력을 상대방에게 행사한다. 가스라이팅 피해자는 점점 자신의 힘을 잃어가게 되고 자신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며 혼동감에 빠진다. 결국에는 자존감을 잃게 되며 자신도 모르게 점점 한 사람의 종속자가 되어 종노릇 하게 된다. 소름 끼치고 무섭다.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자아가 죽어가는 병이다.
3. 가스라이팅 학대의 5가지 종류
미국 및 해외 전역에서 호평받는 의사소통 전문가이자 컨설턴트, 강연가인 파트리시아 에반스(Patricia Evans)의 주장에 따르면 학대 방법은 다음과 같이 5가지 방법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거부 : 피해자가 의견을 내면 거기에 대해 거부하고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네가 무엇을 안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지? 알지도 못하면 가만히 있어!’. “더 이상 너의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 일반적으로 부모님이 자녀들에게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말이다.
-반박 : 피해자의 기억을 인정하지 않고 불신한다. 예를 들어, “당신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아서 믿을 수가 없어”,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것만 기억하고 있어!”라고 말하면서 상대방을 불신한다.
-전환 :늘 피해자의 말하는 사실을 경청하지 않고 의심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부모에게 사실을 이야기하려고 할 때 부모는 “되었어, 너 말은 더 들을 필요가 없어”라고 하면서 경청하려 하지 않는다.
-경시 : 피해자의 요구나 감정을 하찮게 여겨지게 만든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상처받았다고 하면 다른 말로 돌리거나 가볍게 여긴다. “네가 너무 예민해서 그런 거 아냐?”, “뭐, 그런 것 가지고 섭섭하다고 그래?”하면서 상대방의 감정을 무시한다.
-망각 : 가해자는 실제로 발생한 일들에 대해 잊은 척하거나 부인한다. 흔히 부부 사이에서도 연인사이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자신이 한 일을 기억 못 한 체한다.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난 기억이 전혀 안 나는데!” “왜 기억도 안나는 지나간 일들을 끄집어내서 괴롭히는 것이지?” 하면서 자신이 한 일들을 모르는 척한다.
이러한 행위가 점진적으로 이어지고 반복되다 보면 피해자는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혼란스러우며 점점 가해자의 생각에 동조하게 된다.
‘가스등 효과’(The Gaslighting Effect)의 저자 로빈 스턴은 그의 저서에서 ‘가스라이팅’은 남녀 간의 사이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연인관계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서 의식하지 못한 채로 가스라이팅을 당하거나 하고 있다.
4.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피해자들에게 보이는 모습
-혼란스럽다: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한다. 자신이 말하면서도 자신의 말에 확신을 갖지 못하며, 자신의 감정과 인지기능이 정상인지 스스로 의심한다. 정서적으로 불안하며 안절부절못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표정을 늘 살핀다. 즉, 주눅 되어 있다.
-부정적 변화를 나타낸다: 가스라이팅을 지속적으로 당하다 보면 자아 정체성을 잃게 되고, 자신감이 결여되며 자존감도 떨어지게 되어 의욕 상실되고 무기력한 상태가 된다. ‘가스등’ 영화에서 주인공 폴라는 늘 남편인 그레고리가 추궁하고 몰아세우자 점점 자신감이 상실되어 가는 모습을 나타낸다.
-결정을 못 내린다: 자신의 감정과 사고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결정을 내리더라도 자신의 결정에 대해 확신이 없으며, 내린 결정을 회수하기도 한다.
-사과를 자주 한다: 피해자 자신이 제대로 판단하고 행동하지 못해서 가해자를 힘들게 했다고 생각해서 자주 사과를 하며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이 자신이 똑똑하지 못해서 일이 잘 못되었다고 생각하며 자신에게 잘못을 돌린다.
-폐쇄성이 생긴다: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을 당한 피해자는 자신감, 자존감이 떨어지면서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이 두려워진다. 혼자 다닐 용기도 없어지면서 더욱더 가해자에게 의존하고 종속되게 된다.’ 가스등’ 주인공 폴라가 그렇다. 결혼 전에는 밝고 명랑한 아가씨였는데 결혼 후 남편의 지나친 통제와 정서적 학대를 받자 가까운 산책길을 나서는 것도 포기하고 만다.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기
가스라이팅은 앞서 말했듯이 가족, 친구, 동료, 선후배, 연인 등 모든 대인 관계 안에서 발생할 수 있다. 오랫동안 가스팅을 당하고 있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피해자 자신이 주변 관계를 점검해 보고 그 관계를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해자가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한다는 것을 인식하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다. 또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치료받아 건강한 자아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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