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대 말부터 갱년기의 징조가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으로 나타났다.
신체적으로는 체온의 변화가 수시로 왔으며 정서적으로는 감정의 기복이 사춘기 아이처럼 요동을 쳤다.
정신적으로는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을 하지 못해 혼동스러웠다.
더욱더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나의 개인적인 변화와 더불어 예상하지 못했던 삶의 변화였다.
나는 이. 때. 부. 터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잠시 지나가는 바람에 흔들리고 끝날 줄 알았던 내 인생은 지금 50 중반인 지금까지도 흔들림이 멈추어지지 않고 있다.
당황, 혼동, 절망, 불안, 두려움, 공포, 죽음, 자살.... 이런 단어들이 지금도 내 삶과 함께 묻어가고 있다.
나는 지금 찢여지고 걸레처럼 너덜 해진 몸과 마음을 치료 중이다.
마음을 치료받던 중에 상담자로부터 시 한 편을 건네 들었다.
나의 끊임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삶을 울컥하게 만드는 시 한 편이었다.
그. 것. 은 도종환 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었다.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글쓰기에는 용기가 필요했다.
그 용기는 '나 혼자만 흔들리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가볍게 한 걸음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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