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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에서의 깨달음

청소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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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올 해는 계묘년이다. 늘 그랬듯이 새해가 되면 무언가 계획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본다거나, 작년에 실패했던 일들을 다시 도전한다. 아니면 자기 계발의 강한 의지를 불태우면서 새해와 함께 시작한다.

 

2022년 12월 31일과 2023년 1월 1일은 달력상의 숫자만 달라졌을 뿐이다.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일출의 각도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또 주변의 것들이 새해라고 해서 새롭게 바뀌거나 변화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이다. 어제나 오늘이나 똑 같이 해가 뜨고 밥 세끼 챙기고 일상의 큰 변화가 없음에도 새해라는 단어에 의미를 부여한다.  사람이 새로운 행동을 시도할 때는 그 행동이 자신이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한다.


새해증후군

작심삼일’!

처음 계획하고 시도할 때는 의기가 충만하다. 예상된 결과로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기는 땅으로 꺼지고 패배감으로 스스로 모질게 자책한 너덜너덜해진 마음과 게으른 몸뚱이만 남게 된다. 실제로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새해 첫 주 안에 결심을 포기하는 사람이 4분의 1이나 되고 대부분 중도에 실패한다고 한다.

 

나는 이런 현상에 대해 새해 증후군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싶다. 실제로 이런 명칭이 있는 줄은 모르겠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연말연시에는 그전과는 다른 삶을 바꾸려는 마법적인새해 결심을 한다. 이에 대해 아주 작은 습관의 힘(Atomic Habits)’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삶의 변화는 작은 습관에서부터 온다고 했다. 요점은 한 번의 큰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실천하는 소소한 습관들이 모여 임계점에 이르렀을 때 중대한 변화의 순간을 맞이한다는 말이다. 결국 뻔하지만 답은 꾸준함과 인내함이다! 개인적으로 살면서 일상에서 제일 지키기 어려운 단어가 성실(꾸준함)과 인내(견딤)이다.


내적동기&외적동기

오래전에 책을 읽다가 행동이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동기의 문제다는 글을 읽고 격하게 공감을 했었다. 이제까지 내가 경험한 바로도 계획한 행동이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동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심한 행동이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동기의 문제로 본다. 물론 실패의 원인은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 목표와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에 오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지가 약해서 끈기가 없다는 말로 자신의 실패의 이유를 돌린다. 아니면 실패의 원인을 내외부 상황 탓으로 밀어 넣거나 방법이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의 나도 그랬다. 나의 의지박약을 탓하며 나를 무지 괴롭혔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 욕구에는, 두 가지 근원적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적 동기' '()적 동기'로 나누어진다.

 

1. 내적 동기: 내적 동기는 자발적으로 하고자 하는 행위로 그 행위 자체가 만족스러워서, 좋아서, 하고 싶어서 행동하는 것이다. 어떤 행동을 할 때 외적동기와 다르게 조건이 붙지 않고 내적 즐거움과 보람, 성취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무보수 자원봉사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2. 외적동기: 외적동기는 보상과 처벌이라는 조건이 따라붙는다. 외적 동기'로 인한 활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상에서 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고3인 수험생을 둔 부모가 자녀가 서울대를 가면 스포츠카를 뽑아 준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이런 보상은 목적을 이루려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내적 동기가 저하되는 부작용이 생긴다.


2023년 새해 계획

나의 ()’이 길었다. 2023년 계묘년 나의 계획은 청소이다. 어떤 사람이 부자인지 가난한지를 알려면 그 사람의 집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그 집의 청소 상태로 집주인의 부와 가난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한 자장을 만드는 힘 청소력의 저자 마스다미치히로는 청소로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서술한다.

나의 내면이든 집이든 청소가 되어있지 않으면 그 더러움이 복잡한 다른 문제를 만든다는데 공감이 갔다. 저자는 자신의 내면도 정리가 되어야 풍요로움을 끌어 들일 수 있고 창의력과 집중력이 높아져 어떤 일을 할 때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어쨌든 나는 그동안 여러 핑계를 대면서 미루고 미루었던 청소를 시작했다. 제일 먼저 청소할 대상은 책상이었다. 책상에 공간이 없을 정도로 책, 필기도구, 그 외의 온갖 것들이 책상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다. 늘 치워야지 하고 바라만 보았지 정리할 엄두가 안 났는데 새해를 맞이해서 두 팔 걷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외적동기가 아닌 순수한 내적동기로 청소를 하고 나니 보람되고 깨끗해진 공간을 보니 기뻤다. ! 책상만 깨끗이 정리가 된 것이 아니라 내 마음도 정리된 느낌을 받았다. 정말 정리가 되니 창의력과 집중력이 높아진 것 같았다. 일단 글이 잘 써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청소의 힘은 대단하다!

 

두 번째 대상은 장롱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오래된 물건을 버리는 것이 어려웠다. 마스다미치히로에 의하면 쓰지 않고 오래된 물건들은 우리 삶에 마이너스 에너지로 작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용도 안 하면서 모셔두었던 것들을 과감하게 버렸고 옷은 종류별로 각을 잡아 분류했다. 정리하고 나니 나의 내장까지 후련했다. 깨끗하게 정리된 장롱이 아주 흡족해서 장롱문을 수시로 열어서 안을 드려다 보았다.

 

세 번째로는 내 핸드폰과 컴퓨터에 불필요하게 저장되어 있는 것을 정리했다. 불필요한 파일이나 자료는 성능을 떨어뜨리게 된다. 카톡에 스쳐 지나가면서 만들어진 관계들도 정리했다. 나의 생각의 알고니즘도 마찬가지이다. 매일 하는 복식호흡을 통해 정리하고 있다.


청소의 힘은 놀라웠다. 삶의 공간을 여유롭게 제공해 줬다. 인생은 정리이다! 예전에는 관계든 물건이든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자산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정리가 나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생의 짐이든 삶의 짐이든 최소한으로 줄이고 가볍게 살아가려면 정리는 삶의 필수이다.

 

사물은 제자리에 있을 때 아름답다- 파주 출판단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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