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인지부조화
우리는 일상에서 의식적이든 혹은 무의식적이든 인지부조화를 겪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간다.
얼마 전에 작은 아이가 중고 아이패드를 선물했다. 필요한 아이템이기는 했으나 지금은 새로 시작하고 있는 일들이 있어 새로운 문물을 익힐 정신적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였다. 요즈음 빛의 속도로 쏟아지는 정보들을 받아들이느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특히, 매일 우주어와 같은 컴퓨터 용어들과 씨름하고 있었는데, 나에게 새로운 아이템을 안겨줬다. 아~~~ 아들에게는 미안했지만 별로 반갑지 않았다. 아들은 엄마가 평소에 갖고 싶어 하던 신문물을 선물한 것이 기뻤는지 집에 오자마자 박스를 개봉했다. 아! 그런데 아이패드 색깔이 검은색이었다. 이왕 사주는 거면 내가 좋아하는 하얀 색깔을 사야지 검정 색깔이라니! 실망이 되었다. 나는 "하얀 색깔을 좋아한다"라고 하자, 아들은 "하얀 색깔은 때도 잘 타서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떨어지는데 검은색은 럭셔리하기도 하고 자기가 선호하는 색깔이다"라고 했다. 순간 짜증이 났지만 박봉에 용돈을 아껴 엄마에게 필요한 선물을 사 온 효심이 가득한 아들에게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물건을 구입할 때 하얀색을 선호하고 더 고급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더불어 여자에게는 하얀색 제품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선물 받은 아이패드 색깔은 마음에 안 드는 검은색이었다. 아이패드를 볼 때마다 나의 불편한 마음과 태도는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아들이 산 준 건데 감사한 보다는 불평하는 마음이 있어 심신이 편하지가 않았다. 이때부터 인지부조화가 일어났다. 나의 불편한 마음을 다독이면서 생각을 달리 하기 시작했다. '비록 색상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외관은 너무 새 거 같잖아! 먼저 사용한 사람이 여자라고 들었는데 아마 곱게 잘 사용하다 팔았을 거야! 봐봐! 박스도 새것처럼 잘 보관한 것을 보면 얼마 사용 안 하고 팔았을 거야!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눈에 익히다 보면 괜찮을 거야! 원래 고급 승용차들은 검은색이잖아!'
나는 이렇게 부조화가 일어나는 마음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나의 태도와 행동을 바꾸었다. 즉, 심리적 불편함을 제거하기 위해 인지상의 부조화를 줄이려는 쪽으로 나의 믿음을 강화시킨 것이다. 평소에 일상에서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자기 합리화'이다.
1.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theory)
1957년 미국 사회 심리학자인 리언 페스팅거에 의해 알려진 이론이다. 인지 부조화란 인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 믿음, 태도와 행동이 서로 조화를 일으키지 못하면 심리적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 인지 부조화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태도나 행동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프로이트는 이것을 '갈등'이라는 단어로도 표현했다. 더 간단하게 설명하면 내 생각과 바깥세상이 다를 때 처음에는 괴로워하다가 태도를 바꾸어 자신에게 정당한 쪽으로 생각을 몰아간다는 뜻이다.
2. 이솝우화이야기
이솝우화의 '여우와 신포도'이야기는 인지부조화 이론을 잘 반영하는 에피소드이다.
배가 고픈 여우 한 마리가 길을 가다 포도가 주렁주렁 열린 넝쿨을 발견하고 기뻐했다. 열심히 점프를 해서 포도를 따보려 했지만 자신의 키보다 높은 포도송이에 닿지 못하자 여우는 '저 포도는 신포도 일거야' 하면서 포기한다는 내용이다.
여우는 포도가 너무 먹고 싶었지만 능력이 못 미친 그는 '포도는 맛이 없다' 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당화시켰다. 능력이 없어서 먹지 못한 것을 인정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고 심리적 불편감이 오니깐 우리가 쉽게 표현하는 '핑계'를 되면서 자신의 믿음을 유리한 방향으로 강화시켰다.
3. 인지 부조화 극복
1)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 여우의 예를 들자면 핑계 대지 말고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2) 자신의 대한 피드백 듣기를 적극적으로 해야 된다. 용기와 직면이 많이 필요하다.
3)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자기 합리화는 방어기제 중 하나이다. 불건강한 자기 합리화는 관계의 어려움을 가져오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듣게 된다. '조하리의 창'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마치며....
이렇게 우리 일상가운데 인지부조화는 매 순간 일어난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부조화가 일어나는 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부조화가 일어났을 때 우리가 그것에 대해 대하는 행동과 태도는 우리 몫이다. 인지부조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나의 생각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인식하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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