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에서 만나는 심리학

그림자

반응형

살면서 누군가를 온 마음을 다해 미워해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상대를 죽이고 싶은 만큼 증오한 적이 있는가?

나의 두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Yes"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를 죽도록, 죽이고 싶은 만큼 미워했다가 그 미움이 나에게 그대로 되돌아와서 나의 삶이 파괴될 만큼 피폐한 적이 있었다. 이래서 예수는 '내 원수를 사랑하라'라고 했나 보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이 나한테 그대로 되돌아와서 내 삶이 파괴될 수 있으니 말이다.


Carl Jung의 그림자

 

칼 구스타프 융은 스위스의 정신의학자이자 분석심리학을 만든 사람이다. 융은 프로이트처럼 인간의 정신을 의식, 무의식으로 나누었다. 보통 우리 정신세계를 빙산에 비유하는데 의식은 수면 위에 떠오른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의식하지 못한 채 수면아래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세계가 소우주만큼 광대하다. 무의식이란 현재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정신 활동의 현상이다. 즉, 전혀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정신의 현상이다.

 

예를 들어, 설거지하다 갑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 떠올라 감정이 격해지는 경우이다. 무의식은 현재를 시점으로 해서 기억이 나지 않을 뿐인 것이지 어떤 맞닥뜨리는 상황이나 자극이 오면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온다. 우리가 예전에 경험한 것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불편한 감정, 상처, 수치심등 의식에서 갖고 있기에는 괴로워서 억압한 것들이 무의식에 시루떡처럼 겹겹이 쌓여있다. 이것은 나의 그림자가 된다. 융 심리학에서 그림자란 우리가 무시하거나 깊은  내면에 숨겨둔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의미한다.

 

 

남극 위에 떠위는 빙산

 

 

누군가가 강렬하게 미워지고 싫어질 때 우리는 상대방을 비난하고 판단하며 원인을 대부분 상대의 태도, 성격, 도덕성에서 찾는다. 그러나 이때가 바로 자신의 그림자를 보게 되는 시간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융은 사람들은 자신이 인정하기 싫은 그림자를 외부에 투사하고 그것을 악이라고 비난한다고 했다. 그 악이 내 것이라고 인정하기에는 괴로우니깐 외부의 것으로 터부시 한다. 예를 들어 똑같은 상황, 사람을 동시에 경험했는데 어떤 사람은 별 반응이 없는데, 자신은 유난히 핏대를 세우고 상대를 몰아세우고 비난하다고 있다면 그 대상에 나의 그림자가 있다는 뜻이다.


나는 누군가를 오랫동안 미워한 적이 있었다. 상대는 능력과 권력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교활했다. 노골적으로 상대방 험담을 하는 것이 아닌데 듣고 보면 교묘하게 상대방의 연약한 점을 이야기했다. 더불어 내가 제일 싫어했던 부분은 그녀가 남의 말을 옮기는 거였다. 주변 동료들도 그녀의 교활한 부분을 알았지만 나처럼 혐오할 정도는 아니었고 그녀와 잘 지냈다.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2차 감정이 올라왔다. 비겁한 것들이라고 정죄했다! 권력에 빌붙은 간사한 사람들이라고 동료들을 판단했다. 오랫동안 그녀를 미워하면서 내 마음은 지옥이 되어가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러다 정신이 들면서 내 안에 숨겨둔 나의 그림자를 보게 되었다. 그녀의 모습 속에 나의 보이고 싶지 않은 그림자가 드러났다. 그녀의 끔찍스럽게 싫은 부분이 내 안에 숨겨져 있는 그림자라는 것을 알았을 때 부끄럽고 화가 났다. 평소에 남 얘기를 교묘하게 하는 내 자신이 혐오스러워서 무의식에 미루어 두었는데 그녀를 통해 나의 그림자를 보자 과하게 분노가 올라온 거다. 혹시, 유난히 미운 자식이 있는가? 바로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자신의 모습이 자녀에게서 보이니깐 미운 것이다.


나의 그림자 찾기

 

누군가가 너무 밉다면, 해결이 안 된다면 그건, 내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아니라고 부정할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자기 부인'이 강하게 올라올 수도 있다. 고요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자! 그리고 자신에게 솔직 하자!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부분이 단지 상대방의 문제때문일까? 사람에 대해, 사건에 대해 반응이 과한다면 나의 그림자가 무엇인지 찾아보자! 그리고 나의 자아의 어두운 부분을 인정하자! 그림자는 사회적으로, 또는 한 개인이 자라면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여긴 억압된 존재들이 있다. 그래서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어렵다.

 

나는 그림자를 의식화해서 꺼내 놓고 마주 보고 내 것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화해가 일어나면서 변화하고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큰 댓가를 치루고 배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