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다림은 잠을 설쳐 될 만큼 두 손을 간절히 모으고 매일매일 소망하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정반대로 내심 나한테만은 피해 갔으면 하는 기다림도 있다. 인생이 내가 바라는 대로 되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않음이 나그네 길이 아니겠는가? 그러면서 인생을 배워간다고 생각한다. 굴곡이나 결핍 없이 산 사람은 삶을 편하게 살았을지는 모르지만, 인생의 깊이는 얕은 물가와 같아 대화해 보면 단조로움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사는 게 너무 고달플 때에는 인생의 깊이고 뭐고 쉽게 가고 싶은 욕구가 올라오기도 한다.
드디어 두려움에 떨면서 기다리던(?) 메일이 도착했다. 내심 메일이 오지 않길래 무사히 넘어갔나 했더니 웬걸 오늘 확인해 보니 떡하니 한 자리 차지하고 있네!
지인의 권유로 12월 중순경부터 티스토리 블로그 운영에 대한 정보 1도 없이 용감하게 발을 내디뎠다. 겨우 자판만 두드리는 아줌마에게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일은 마치 겨우 영어 알파벳 뗀 사람에게 글을 써보라는 격이라고 할까? 어쨌든 혼자 고군분투하면서 한 번의 재수 끝에 1월 말에 구글 에드센스에 합격 통지를 받았다.
이 나이에도 무언가 도전해서 성과를 이루었다는 만족감이 크게 올라왔다. 나의 글에 광고가 딸렸다는 것도 신기했고, 거기다 수익으로 이어진다니 뭔가 생산성을 창출하는 인간이 되었다는 기쁨도 컸다. 하루에도 수없이 나의 블로그에 들어가 확인하는 즐거움이 일상 중의 하나였다. 그러던 중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 내 글에 실린 광고를 꾸우꾹 힘차게 눌렀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닌 일주일 동안 아주 여러 번 눌러댔다.
우연히 스킨 편집이 필요해 정보성 글에 들어갔다가 '티스토리 블로그, 자기 글에 실린 광고를 절대 클릭하면 안 된다'는 문구를 보게 되었다! 이럴 때 쓰는 표현이 바로 오! 마이 갓!이겠지~~~ 다른 블로거들이 광고 정지를 당했다는 글들을 읽으면서도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있을까? 나는 정말 1도 모르고 한 짓인데 AI가 나의 진심을 알 거야! 자기부정하면서 짱구를 마구 흔들어 대었다.
개뿔임을 오늘 한 통의 메일을 받고 깨달았다. AI는 감정도 없고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는 물건임을! 어쨌든 나는 광고가 달린 후 딱 1주일 만에 광고 정지를 당했다. 한편으로는 걸리적거리는 광고가 없어서 콘텐츠에 방해가 되지 않아 좋기도 하고, 너무 블로그에 매몰되어 있는 나 자신이 걱정스러웠는데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마음을 조마조마하면서 기다리던 결과가 나오니 속이 시원했다. 한 주안에 기쁨과 실망, 감정의 롤러코스터 타는 시간을 보냈다.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하지 않는가!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매일 일상에 주어진 역할들을 하다 보면 좋은 일이 몰려오겠지' 하는 자세를 가지고 인생의 가장 젊은 오늘, 하루하루를 맞이하면서 살아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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