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뉴질랜드에서 2년 간의 유학 생활

이슬람 사원에 견학 다녀온 후 레포트 제출에서 받은 A+학점

반응형

뉴질랜드에서 2년 차 수업 과정 중에 '원시종교'라는 과목이 있었다. 원시종교부터 시작해서 세계 4대 종교를 다루는 광범위한 수업이었다. 수업에서 마오리족의 원시종교에 대해 배운 후에 그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터와 박물관을 견학 가서 현장 경험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이슬람 사원도 방문해 그들의 종교에 대해 배웠다.


이슬람 사원 방문

이번 시간에는 교실 밖 수업으로 이슬람 사원을 직접 방문해 살아있는 현장 학습을 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내가 대학 다닐 때에는 교수가 직접 학생들을 이끌고 현장 방문 학습을 한 적이 없었다. 선생님을 따라 가는데 마치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 들었다.

 

이슬람 사원에 도착하니 이슬람 복장을 한 인도 출신의 이맘(imam; 예배를 관장하는 성직자를 부르는 호칭)이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해 준다. 그는 사원 외곽부터 자세한 안내를 하면서 우리들을 이슬람 사원 안으로 인도한다. 약 2시간 가까이 이슬람교에 대한 소개를 늘어놓는다. 점심때가 훌쩍 넘었는데 그의 설명은 끝을 낼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배도 고프고 졸음도 오고 양반 다리로 내내 앉아 있었더니 다리도 절여 온다. 이제는 그의 영어가 의미로 들리지 않고 자장가 소리, 음률로 들린다.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하는 그림

 

거의 끝나가나 했는데 그가 질문을 받겠다고 한다. 아~~~~~~  눈치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키위(뉴질랜드인을 부르는 애칭) 학생들의 질문이 끝없이 이어진다. 정말 그때 입에 불을 뿜으면서 그들의 머리털을 다 뽑아 주고 싶었다. 흐미해진 나의 정신은 이미 온 우주를 헤매며 돌아 다니고 있었다. 그들의 지루한 질문이 '언제 끝나나'하고 기다리는 중에 마침 기도 시간이 되었는지 사람들이 한 두 명씩 모이기 시작하더니 기도 의식을 행한다. 아주 아주 흥미롭게 그들의 리츄얼(예식, 의식)을 관찰하였다.

 

 


과제제출

 

이슬람 사원 다녀온 후 리포트를 제출해야 되었다. 선생님이 만든 질문지에 내 소감을 답하면 되는 간단한 과제여서 부담이 덜했다.

 

질문: 이슬람 이맘(imam)의 설명에서 깨달은 점은?

나의 대답: 그의 영어가 어렵지는 않았는데 잘 들리지가 않아서 별로 깨달은 점이 없다.

질문: 그들의 예배 의식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나?

대답: 그들의 신을 향한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기도 예식을 지켜보니 절을 여러 번 하더라. 무릎이 많이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세 번 기도시간마다 저렇게 절을 평생 하면 관절염에 걸릴 것 같다. ㅋ

질문: 이슬람 사원에 가서 느낀 점은?

대답: 별 느낀 것은 없고 이맘(imam)의 설명이 길어서 짜증 나고 배도 고프고 졸리고 두통도 와서 힘들었다.

(그 외에 질문과 대답들도 이와 비슷했음 ㅠ)

 


초등학교 아이의 수준인 내용의 답변이었다. 그런데 나의 학점은 A+가 나와서 의아했다. 한국이었다면 '교수 희롱죄'로 고초를 겪었을 텐데 정말 매우 신기했다. 나중에 확인한  선생님의 코멘트가 인상적이었다.

 

"너는 그렇게 느꼈구나! 그럴 수도 있지! 너의 솔직한 대답에 고마워~"


오마니의 말씀은 진리!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늘 "정직하게 살아라"는 말씀을 귀가 먹먹하도록 하셨다, 역시 오마니 말씀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더니 뉴질랜드에서 A+ 학점을 받을 줄이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