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유학 2년 차가 되고 두 번째 term break (2번째 term 방학)가 왔을 때 우리는 뉴질랜드 북섬, 코로만델 반도의 서쪽에 있는 한 마을에 있는 목장에서 보내게 되었다.

마라나타 농장
내가 머문 곳, 마라나타 농장은 WWOOF(우프- 농장 무려 체험 프로그램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면 숙식을 제공받음)를 운영하는 곳이었다. 세계 곳곳의 젊은이들이 방문해서 농장체험과 문화체험을 하는 농장이다. 코로나전까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시작되고 뉴질랜드 정부가 국경을 봉쇄하자 젊은이들의 발걸음은 뚝 끊어지고 가족만 농장을 지키고 있었다.
레이첼 가정은 독실한 기독교 가정으로 유대인들에게 크리스천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자신의 게스트 하우스를 무료로 빌려 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코로나 덕분에(?) 우리에게까지 차례가 왔다. 감사하게 2 주간 무료로 둘 만 지내기에는 황송할 만큼 넓은 게스트 하우스를 단독으로 사용하였다.
마라나타 농장 가족들 소개
'마라나타' 농장은 시내에서 30분간 들어가야 되는 외딴곳에 위치했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곳으로 나무가 우거진 길을 한 없이 따라 들어가다 보면 비 포장도로가 나오면서 내비가 지도에서 사라진다. 거기서부터는 주인과 통화하면서 그의 안내를 받으며 길을 찾아 나서야 된다. 강원도 대관령쯤에 위치한 곳이라고 해야 될까? 농장 가족 외에는 인가나 다른 농장들은 찾아볼 수 없는 한적하고 산 중턱에 위치한 곳이다.
차의 헤드 라이트만 의지해 칠흑 같은 어둠을 가르면서 산 능선을 따라 좁은 폭의 외길을 따라갔다. 비포장 도로인 데다가 곳곳에 움푹 파인 곳들이 있어 차가 오리처럼 기우뚱 거린다. 능선의 끝자락에 도착하니 흐미한 불빛이 농가에서 새어 나온다. 겨울이어서 날은 춥고 오는 길까지 험악하니 마음이 좀 심란했다. '괜히 왔나'하는 후회가 들려는 순간 농장 여주인, 레이첼의 격한 환영 인사가 불안한 마음을 순식간에 무장해제 시켰다.
마라나타 농장 남자 주인은 사모아 섬 이민자 출신인 그랜트이고 아내는 키위(뉴질랜드 사람을 부르는 애칭) 여자 레이첼이었다. 그들에게는 6명의 자녀가 있었으며 첫 째 아들과 둘째, 셋째 딸은 외지에 있고 나머지 3자녀와 레이첼의 90이 넘은 노모가 그 큰 농장을 지켰다. 자녀들은 모두 홈 스쿨링을 했다.
각자의 소개가 끝나자 레이첼은 15살 된 아들에게 손님들을 위해 환영의 피아노 연주곡을 부탁한다. 유튜브 보고 혼자서 독학으로 피아노를 익혔다는 그의 연주는 꽤 훌륭했다. 감사의 뜻으로 50달러를 건네자 좋아서 입술 끝이 귀까지 닿았다. 모든 민족은 달라도 역시 청소년들에게는 돈이 통한다!!!!

게스트 하우스
게스트 하우스는 주인집에서 1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레이첼과 주인 아들이 앞장서서 길을 안내하는데 가는 길도 울퉁불퉁해서 순탄하지 않았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집이 넓고 깨끗해서 안심이 되었다. 그전에 레이첼 집안에 들어갔을 때 좀 당황스러웠다. 집 정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아 심난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묵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복잡했는데 다행히 게스트 하우스는 따로 있다고 했다. 게스트 하우스를 둘러보니 추운 것 외에는 너무나 정돈이 잘 되어 있어 감사했다.

벽난로
방 세 개에 널찍한 거실과 주방, 그리고 내 시선을 사로잡은 벽난로가 거실 한 귀퉁이에 자리를 지켰다. 당일 도착한 날은 밤이어서 발코니에서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는데, 다음 날 아침에 나가보니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커피 한 잔을 내려 발코니에 앉아 내려다보는 산 아래 풍경은 내가 평소에 꿈꾸던 평화로움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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