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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뉴질랜드에서 2년 간의 유학 생활

프랑스 청년에게 당한 물세례는 문화차이? 인종차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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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2년간의 공부를 마칠 때쯤 졸업생들과 몇 명의 스텝들과 함께 졸업 여행을 떠났다. 기대하지 않았던 여행이었는데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쾌적한 환경이 지친 마음과 영혼을 돌보는데 충분한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 시간에 둥그렇게 모여 앉아 2년 동안 공부하면서 각자의 하이라이트(highlight)에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내 인생의 최대 사건이었던 '프랑스 청년에게 당한 물세례'에 대해 이야기했다.


2023.02.16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뉴질랜드에서 2년 간의 유학 생활] - 프랑스 청년에게 당한 물세례는 문화 차이? 인종차별? -1

 

프랑스 청년에게 당한 물 세례는 문화 차이? 인종차별? -1

타향살이를 하다 보면 뜻하지 않는 일들을 만난다. 나도 2년 동안 뉴질랜드 살이를 하면서 내 평생에 잊지 못할 일을 겪은 경험을 가졌다. 그 당시 들었던 마음은 '다 때려치우고 다시 한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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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카운슬러와의 대화

 

프랑스 청년에게 물세례를 당하고 집에 와서 진정되지 않는 마음을 다독이고 있던 중 학교 카운슬러가 찾아왔다.

 

카운슬러: 좀 전에 식당에서 겐통이 너에게 한 행동을 봤어? 지금 상태는 어때?

나: (말을 하려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흐른다) 내 인생에 처음 당한 일이어서 지금 너무 당황스럽고 힘들어.

카운슬러: 왜 울어?

나: (이 인간이 카운슬러 맞아!!!) 지금 내 감정을 잘 추스를 수가 없고 놀라서 그런 거 같아. 너도 알다시피 동양에서 머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잖아. 겐통이 장난으로 한 줄은 아는데 지금 내 감정은 격해서 내가 조절하기 힘들어. 학교에서 오리엔테이션 때 동양의 문화에 대해 알리게 할 필요가 있다 생각해.

카운슬러: 그건 마찬가지로 너도 서양의 문화를 알아야지!

나: (뭣이라! 이 인간이 염장을 지르네! 2차 감정이 올라오면서 화가 카운슬러에게 옮겨 갔다) 물론 나도 그들의 문화를 배워야지! 그런데 너도 동양인이잖아! (말레이시아인 그녀는 뉴질랜드에 오래 살아서 그런지 자신이 서양인줄 착각하는 거 같다) 머리를 건드린다는 의미가 어떤 건지 모르니?! 나는 네가 동양인이어서 잘 알 거라고 생각하는데! (한 번 더 그녀가 동양인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카운슬러: (잠시 머뭇거리더니) 너, 계속 울고 있는데 너의 감정을 어떻게 매니지(manage-돌보다는 의미가 있음)할 거야?

나:(뭐래!!!! 점점 열받는다. 공감 능력이라고는 '1'도 없는 그녀를 보면서 마음이 싸해진다)  나는 한국에서 카운슬러로 일했거든! 내 감정은 내가 알아서 돌볼 테니깐 그만 가줄래!!!!


2차 감정

 

프랑스 청년에게 받은 충격도 가시지 않은 채 벌벌 떨리는 마음을 겨우 부여잡고 있는데 카운슬러가 나의 내장을 뒤집어 놓고 간다. '저 인간이 미친 거 아냐'하면서 거친 언어들이 뇌의 제재 없이 마구 튀어나온다. 세계가 넓을 만큼 다양한 인간도 인구수만큼 있다.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젊지 않은 나이에 먼 타국에서 저런 인간까지 겪어야 하다니' 하는 생각이 드니 서글픔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3년 전의 일을 회상하는 지금은 담담한 마음이 올라온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물을 머리에 부은 프랑스 청년보다 카운슬러의 태도에 2차 감정이 올라와  '불난 마음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저런 인간이 학교 카운슬러라니', '쟤는 어디서 자격을 딴 거야!", "상담은 지가 필요하네!', 하면서 용암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처럼 분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용암이 폭발되기 전의 산의 모습
폭발 직전의 용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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