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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에서의 깨달음

바닷가재와 코끼리가 각기 선택한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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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란 각자에게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삶을 뜻한다. 운명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두 가지로 나뉜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부 없이 받아들이면서 살거나 아니면 우주의 온 에너지를 동원해 자신에게  정해져 있는 삶을 거슬리면서 개척하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미물인 짐승들도 각기 선택한 운명을 따르며 산다.


코끼리의 운명

서커스단에서 공연하는 집채만 한 코끼리를 훈련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간단하다고 한다. 코끼리가 어렸을 때부터 뒷다리를 말뚝이나 나무에 묶어 둔다고 한다. 아기 코끼리는 처음에는 자신의 힘으로 벗어나려고 시도하다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코끼리는 말뚝 주변을 스스로 한계선으로 정해 놓고 그 주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단다. 

 

이렇게 자란 코끼리는 성인 코끼리가 되어 4~ 5 톤의 통나무를 옮길 힘이 생겨도 더 이상 말뚝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하고 그 주위에만 있게 된다. 심지어는 족쇄가 풀려나도 자신이 묶여 있던 곳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삶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평생 묶여 살게 된다. 슬프네ㅠㅠ

말뚝에 묶여져 있는 코끼리 그림
운명에 순응하는 코끼리

 


숙명을 거부한 바닷 가재

 

갑각류인 바닷가재는 자신의 운명을 거스리는 자이다. 바닷가재는 자라나는 과정 중에 속살이 차오르면 껍데기가 압박을 받아 통증이 온다고 한다. 그러면 스스로 바다 깊은 곳으로 들어가 현재 입고 있는 껍데기를 바위에 부딪쳐서 깬단다. 당분간 자기의 옷이자 보호막인 껍데기를 벗고 새로운 방패막이 생기도록 맨살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시간이 흘러 더 큰 껍데기가 생기면 다시 물 위로 올라온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자신의 성장에 맞는 껍데기를 입는다고 한다.

 

빨간 바닷가재 그림
운명을 벗어 던진 바닷 가재

바닷 가재 삶을 통해 맨살의 과정과 고통의 시간 없이는 더 큰 껍데기로 옮겨 갈 수 없음을 보여 준다. 성장의 시간에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절차가 있으며 그에 따른 성장통이 따름을 말해주는 이야기이다.

 

선택은 자신의 몫

 

우리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자신의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평생 스스로 한계를 그은 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코끼리로 살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껍데기를 깨는 바닷가재로 살아낼 것인가? 어떤 운명을 가졌든 선택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


정해 놓은 한계라는 선을 넘어선 사람들

팔, 다리가 없이 태어난 닉부이치치는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말라"라고 온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외친다. 그는 "최고의 장애는 당신 안에 있는 두려움이다"라고 했다. 

 

야구 선수 짐 애버트는 조막손(오른쪽 손가락이  오그러 져 있음)으로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전설의 사람이다. 

 

이지선은 교통사고로 전신의 화상을 입은 후 목숨을 건 수술을 수십 번 했다. 그녀는 화상으로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자신에게 들이닥친 운명을 거부하고 미국으로 가서 재활상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한동대 교수를 걸쳐 현재 자신의 모교였던 이화여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마치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건강의 정의를 "건강은 단지 질병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상태이다"라고 했다. 신체적 장애가 있어야만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아니다. 육체적 장애보다 더 심각한 장애는 마음의 병이다. 마음이 병들면 사지가 멀쩡해도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 먼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힘을 키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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