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의 2년간의 삶
나는 오랫동안 한국 땅에 발을 내딛고 산 사람이다. 해외는 여행으로 잠깐씩 다녀 본 것이 다였다. 그러다가 2019년 말 남편이 은퇴를 하고 2020년 2월 초순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할 때 한국을 떠나 뉴질랜드행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은퇴 이후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우리는 몇 년 전부터 준비해왔던 일들을 실행하러 먼 이국땅 뉴질랜드로 떠났다. 나중에 들었는데 우리가 탑승한 항공기가 마지막으로 뉴질랜드로 들어가는 비행기였다고 한다.
뉴질랜드는 코로나가 확산되고 본격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시작되자마자 국경 봉쇄를 재빠르게 하였다. 우리는 2020년 2월부터 2022년 1월 중순까지 뉴질랜드에 머물렀었는데 그때까지 국경이 봉쇄되었으며 영주권자가 아닌 이상 뉴질랜드 안으로 들어가기가 어려웠다.
뉴질랜드는 관광과 유학생을 대상으로 많은 수입이 창출되는 나라인데, 무려 2년 가까이 국경을 봉쇄하였다. 처음에는 너무 심할 정도로 통제하고 봉쇄하는 것에 대해서 이해가 안 되었는데, 뉴질랜드의 매우 열악한 의료시스템을 듣고 나서 정부의 강경한 방침이 이해가 되었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정부의 방침에 매우 순응적이었다. 다른 서구 나라와 다르게 그들은 정부의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회 민주주의인 뉴질랜드는 사회주의 성향이 강해서 그런지, 경제적으로도 매우 심하게 타격을 받음에도 그들은 적극적으로 정부가 하는 일에 협조하였다. 어쨌든 감사하게 우리가 뉴질랜드에 머무는 동안 코로나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청정지역에서 마스크 없이 살다 한국에 입국하였다.
1. 학교생활
우리가 2년 동안 머물렀던 곳은 오클랜드에서 약 2시간 정도 떨어진 해밀턴이라는 도시 근교에 거주하였다. 해밀턴에서도 약 30분 정도 들어가는 목축 농가가 있는 작은 마을이었고 사진에서 익숙하게 봐 왔던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져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2년 동안 College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아주 작은 학교에서 공부를 하였다.
숙소는 학교 안에 있는 기숙사에서 머물면서 생활하였다. 젊지 않은 나이, 50대 중반 가까운 나이에 영어로 수업을 듣는다는 것은 고문이었다. 배우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기초 회화 정도하는 수준을 가진 나와 남편이 자식보다 어린 젊은 현지 청년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부한다는 것은 매일매일 기적이 필요한 일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 힘겹게 IELTS 시험까지 통과하고 들어간 학교였기 때문에 공부를 대충 할 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였는데 그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배우고 느끼는 것들이 많았다. 수업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있었으며 매일 학생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청소 구역을 의무적으로 해야 되었다.
2. 뉴질랜드 사람들
뉴질랜드에서는 키위라는 단어에 세 가지 의미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로는 먹는 과일 키위가 있고, 두 번째로는 뉴질랜드 토종새 키위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뉴질랜드인들을 키위라고 부른다. 키위들(뉴질랜드랜인)은 대체적으로 친절하고 낯선이 들에게 친근하게 대하며 순응적인 편이다. 내가 평소에 내 머릿속에 그림 그리고 경험했던 서구인들하고는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로 내성적이어서 관계 안에서 갈등이 오면 회피한다. 그들은 검소해서 겉으로 치장을 많이 하지 않으며 자동차도 중고차가 대부분이고, 구세군 회관이나 중고가게가 아주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우리와 가까웠던 키위들 집에 초대되어서 가면 그들의 삶이 참 소박하고 겸손한 것을 볼 수가 있었다.
3. 아웃도어의 천국
뉴질랜드는 아웃도어의 천국으로 알려진 나라이다. 바다에서는 수상스키나 보트, 서핑, 수영, 낚시등을 즐기고 하늘에서는 패러그라이딩으로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대륙에서는 번지 점프, 승마, 사이클, 하이킹, 트래킹등 다양한 아웃도어가 있다.
그렇게 할 수 이유는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광활한 자연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사나운 야생동물이 없으며 특히 뱀이 없는 나라이다. 뉴질랜드에 뱀이 없다고 해서 너무 신기하게 생각했다. 키위에게 물어보니깐 뉴질랜드는 육지와는 너무 동떨어진 섬이어서 뱀이 뉴질랜드까지 헤엄쳐서 올 수 없었다고 한다. 어쨌든 나는 뉴질랜드에 살면서 제일 좋았던 것은 뱀이 없다는 거였다.
남편과 나는 일주일에 한 번 학교 근처에 있는 테니스 클럽에서 테니스 레슨을 저렴한 가격에 배우는 기회가 있었다. 한국과는 다른 레슨 방식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한국과는 다르게 첫날부터 바로 라켓을 잡고 코트에서 실전에 들어갔다. 선생님의 격려와 용기와 칭찬을 해주는 말들로 테니스 배우는 것이 즐거웠다.
뉴질랜드 이야기는 두고두고 풀어내고 싶은 말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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