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용서의 언덕 Pampelune를 지나 용서의 언덕을 향해서 우리는 아름다운 대도시 Pampelune를 지나는 길에 유채꽃이 베푼 향연에 참석해서 맘껏 노란 향기와 냄새에 취하고 그다음 행선지인 Uterga로 향했다. 산티아고로 향하는 긴 여정 가운데 길 위에서 만나는 상징적인 장소들이 몇 군데 있다. 그중에 하나가 '용서의 언덕'(Alto del Perdon)이었다. Pampelune에서 12km 떨어진 곳에 약 40개의 풍력 터빈과 함께 공유하고 있는 '용서의 언덕'을 마주치게 된다. 스페인어로 Alto del은 '~의 꼭대기'라는 뜻이고 Perdon은 영어로 'excuse me'라는 말이다. 직역하면 '나를 용서해주는 꼭대기'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언덕의 길은 계속 가파르게 우리를 안내했다. 광활한 밀밭을 좌우.. 더보기 일상에서의 인지부조화 일상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인지부조화 우리는 일상에서 의식적이든 혹은 무의식적이든 인지부조화를 겪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간다. 얼마 전에 작은 아이가 중고 아이패드를 선물했다. 필요한 아이템이기는 했으나 지금은 새로 시작하고 있는 일들이 있어 새로운 문물을 익힐 정신적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였다. 요즈음 빛의 속도로 쏟아지는 정보들을 받아들이느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특히, 매일 우주어와 같은 컴퓨터 용어들과 씨름하고 있었는데, 나에게 새로운 아이템을 안겨줬다. 아~~~ 아들에게는 미안했지만 별로 반갑지 않았다. 아들은 엄마가 평소에 갖고 싶어 하던 신문물을 선물한 것이 기뻤는지 집에 오자마자 박스를 개봉했다. 아! 그런데 아이패드 색깔이 검은색이었다. 이왕 사주는 거면 .. 더보기 뉴질랜드 (키위) 에서의 삶 뉴질랜드에서의 2년간의 삶 나는 오랫동안 한국 땅에 발을 내딛고 산 사람이다. 해외는 여행으로 잠깐씩 다녀 본 것이 다였다. 그러다가 2019년 말 남편이 은퇴를 하고 2020년 2월 초순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할 때 한국을 떠나 뉴질랜드행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은퇴 이후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우리는 몇 년 전부터 준비해왔던 일들을 실행하러 먼 이국땅 뉴질랜드로 떠났다. 나중에 들었는데 우리가 탑승한 항공기가 마지막으로 뉴질랜드로 들어가는 비행기였다고 한다. 뉴질랜드는 코로나가 확산되고 본격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시작되자마자 국경 봉쇄를 재빠르게 하였다. 우리는 2020년 2월부터 2022년 1월 중순까지 뉴질랜드에 머물렀었는데 그때까지 국경이 봉쇄되었으며 영주권자가 아닌 이상 뉴질랜드 안으로 들어가.. 더보기 내 삶의 깨진 유리창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은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에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이라는 글에 처음으로 소개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는 인간 본성에 관한 과 의 토대가 되는 심리 실험으로 유명하다. 그는 평생 쉼 없이 인간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을 보냈다. 실험 깨진 유리창의 이론의 토대가 되는 실험은 1969년 필립 짐바르도에 의해 실행되었다. 필립 짐바르도는 중고차 두 대를 구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팰로앨토(Palo Alto).. 더보기 청소의 힘 2023년 올 해는 계묘년이다. 늘 그랬듯이 새해가 되면 무언가 계획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본다거나, 작년에 실패했던 일들을 다시 도전한다. 아니면 자기 계발의 강한 의지를 불태우면서 새해와 함께 시작한다. 2022년 12월 31일과 2023년 1월 1일은 달력상의 숫자만 달라졌을 뿐이다.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일출의 각도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또 주변의 것들이 새해라고 해서 새롭게 바뀌거나 변화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이다. 어제나 오늘이나 똑 같이 해가 뜨고 밥 세끼 챙기고 일상의 큰 변화가 없음에도 ‘새해’라는 단어에 의미를 부여한다. 사람이 새로운 행동을 시도할 때는 그 행동이 자신이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한다. .. 더보기 Uterga로 가는 길에서 유채꽃, 노란향기를 맡다 산티아고로 향하는 방법은 순례객마다 다 다르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가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차로 일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순례객들은 남편과 나처럼 온전히 자기의 발로 걷는다. 어떤 순례객은 걷다가 힘들면 나머지 길은 히치하이킹이나 택시를 이용하기도 한다. 스페인 북부 주민들은 순례객을 만나는 일이 일상이다. 그래서 순례객들에게 호의를 잘 베푼다. 길 안내도 잘해주고 어려운 일을 만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애쓴다. 히치하이킹과 관련된 에피소드 히치하이킹에 대한 웃긴 에피소드를 순례의 길에서 만난 한국 청년 순례객에게 들었다. 한국 청년은 20일 동안 산티아고길 완주를 목표로 해서 하루에 40km 거리를 강행군해서 걸었다고 한다. 힘들어서 더 이상 걷기 어려울 때는 대중교통수단.. 더보기 Villava에서 계란으로 떡치기 “부엔 까미노” “올라” 이제 순례객들을 길에서 만나면 이 단어가 자연스럽게 입에서 뛰쳐나온다. 그럼 메아리치듯이 상대방 순례객도 “부엔 까미노”라고 해 준다. 순례자들끼리 서로 응원을 해 주는 말인데 스페인어로 ‘좋은 길’이라는 뜻이다. ‘올라’는 스페인어로 ‘안녕’이라는 말이다. 처음에는 ‘부엔 까미노’ 단어 사용이 입에 붙지 않아서 주로 ‘올라’라는 인사말을 사용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스페인 사람들이 참 친절하다고 느꼈다. 일단 스페인 사람들은 다른 서구인들에 비해 신체가 크지 않고 아담해서 덜 위협적으로 느껴져 친근함이 들었고 또한 길을 헤매고 있으면 함께 길을 찾아주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마음이 참 고마웠다. Zubiri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우리는 그다음 행선지인 Villava로 떠났다. 순례의.. 더보기 Zubiri에서 나를 울린 모녀 Espinal에서 충분한 쉼을 가진 우리는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순례의 길 이후에 계속되었던 하혈도 그쳤다. 처음에 순례의 길을 계획할 때 우리의 목표는 순례의 길 800km 완주였다. 그러나 막상 목표를 세우고 나니 약 800km 되는 거리를 어떻게 완주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그 걱정은 길을 나서기도 전에 부담감을 넘어서서 두려움으로 마음을 짓 눌렀다. 그런데 옛 속담에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800km라는 목표에 집중하다 보면 걷는 즐거움은 없어지고 목표만 남아 괴로운 여정이 될 것이었다. 원자가 모여서 분자 구조를 만들어 내듯이 ‘매일 20km씩 걷다 보면 언제 가는 산티아고에 도착하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을 갖고 여정을 계획했다.. 더보기 억압(repression) 정신분석 이론에서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는 내적 갈등 및 외적 스트레스 요인과 관련된 불안을 유발하는 생각과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무의식적인 심리 작용이다. 실존주의자 하이데거는 '인간의 본질은 불안'이라고 했다. 동물은 새끼를 낳으면 한, 두 시간 만에 일어나 걷고 또한 스스로 자립해서 살아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이라고 불리어지는 인간은 이와 달리 유아기와 아동기의 의존 기간이 다른 영장류와 비교해서 가장 긴 동물이다. 즉, 이 기간에 누군가의 전적인 보살핌이 없다면 인간은 자력의 힘으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끈 떨어진 연’이라고 했던가! 태아가 산모부터 탯줄이 잘라지는 순간부터 태아는 본능적으로 불안을 느끼게 된다. 인간은 .. 더보기 갱년기 & 에릭슨의 발달이론 나는 40대 중부터 갱년기 증세가 서서히 신체적으로 먼저 나타났다. 늘 규칙적이었던 생리가 언제부터인가 주기가 짧아지더니 생리양도 예전보다 줄어들게 되었다. 몸의 온도 변화도 일정하지 않았다. 갑자기 오한이 나든지 아니면 더워서 부채질을 멈출 수가 없었다. 2년마다 체크하는 정기 신체검사에서는 고지혈증이 나타났다. 중성지방과 LDL이 높아서 콜레스테롤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정서적 변화도 함께 왔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오고 감정선이 일정하지 않고 심하게 파도를 치는 것을 느꼈다. 무엇보다 제일 큰 변화는 남편이 무지막지하게 미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단 남편의 행동이 나의 감각을 자극하였다. 그가 밥 먹으면서 내는 음식 씹는 소리도 듣기 싫었고 시도 때도 없이 껴대는 방귀 소리도 혐.. 더보기 이전 1 ··· 10 11 12 13 14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