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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glan(라그란)에서 경험한 키위들 시민의식 남편과 나는 라그란(Raglan)에서 여름방학을 꽉 채워 보냈다. 우리는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서 저녁 먹고 석양이 질 때쯤 매일 해변 주위를 산책 겸 운동을 했다. 왜냐면,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피부암 환자가 제일 많다고 한다. 백인들의 피부가 약하기도 하지만 태양이 너무 강렬해서 장시간 노출하면 피부암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Raglan Fish' shop- Fish and Chips 라그란(Raglan)에 서핑으로 유명한 해변만큼 알려진 가게가 있다. 'Raglan Fish' 가게로 '피시 앤 칩스'로 유명세가 있는 음식점이었다. 부둣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로 테이크아웃고객들이 많다. 이 가게가 유명해진 것은 직접 잡은 생선을 가게에서 바로 손질해서 신선한 요리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기 때문.. 더보기
Raglan( 라그란)에서의 일상 여름방학 계획 예수님 재림만큼 절실히 고대하던 여름 방학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뉴질랜드 여름방학은 보통 12월 둘째 주부터 시작해서 2월 초순까지 거의 두 달 가까이 보낸다. 방학이 시작되면 기숙사를 비워주는 것이 원칙인데 딱히 갈 곳이 없으면 기숙사비를 내고 있어야 해서 무조건 그곳을 탈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아는 지인을 통해 Raglan(라그란)에서 7주 가까이 머물 수 있는 집을 기숙사 가격으로 구하게 되었다. 라그란에서 2달러 샵(우리나라의 다이소 같은 상점: 뉴질랜드 어느 도시를 가든지 있다)을 운영하는 한국인 부부가 기꺼이 그들의 1층 공간을 우리를 위해 렌트해 주셨다. 그것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너무 착한 가격으로 말이다! 나는 답례로 그 집에 거하는 동안 주인장 부부와 한참 사춘기인 그들.. 더보기
표절은 범죄 내가 다닌 뉴질랜드 College는 일 년에 두 학기제(two semester)로 운영되고 학기 중간에 쉬는 시간(term break)이 있다. 예를 들어 첫 학기에는 8주 수업하고 2 주간의 쉼을 갖은 후 바로 12 주 수업을 하고 방학에 들어간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방학 전, 학기 중간에 짧은 방학이 한 번 더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교육 과정과 다른 점은 여름 방학이 겨울방학보다 더 길다. 처음에는 뉴질랜드 교과 과정이 이해가 안 되었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8주 수업하고 2주나 휴식시간을 갖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학비도 아깝다는 마음도 들었다. 막상 수업을 해보니 아주 아주 합리적인 커리큘럼이었다. 표절은 범죄 뉴질랜드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가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많다. .. 더보기
뉴질랜드 학교의 수업방식 뉴질랜드 College 우리는 코로나가 막 시작하기 무렵에 뉴질랜드의 아주 작은 College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하였다. 남편과 나, 둘 다 늙은 유학생이었다. 남편은 3년 전에 조기 은퇴하고 새로운 제2의 인생을 계획하고 뉴질랜드로 날아갔다. 첫 일 년은 ESL 코스를 했으며 두 번째 해에는 L5 코스를 들었다. 뉴질랜드 College는 2년 제로 운영된다. 1학년은 L5이고 2학년은 L6로 불리어진다. Colleg를 졸업하면 종합대학인 University에 편입 자격이 주어진다. 땅덩이에 비해 인구수는 현저히 작은 뉴질랜드는 종합대학이 몇 개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대신 크고 작은 College들이 뉴질랜드 전역에 흩어져 있다. 하여간 그나마 E-sol 코스는 별 어려움 없이 해냈는데 갑자기 .. 더보기
스위스 할머니가 걷는 이유 Lorca에서 알베르게 주인의 따뜻한 환대는 걷느라 지친 우리 몸과 마음에게 평안한 안식처를 마련해 주었다. 4명이 머무는 방에 우리 외에는 다른 순례자는 없었다. 그동안 적게는 한 방에 열명에서 몇 십 명씩 함께 머무는 숙소에 있었기 때문에 남편과 나만 덩그러니 있는 방은 낯설었다. 알베르게 주인이 우리 방에 한 명만 더 받는다고 했는데 누가 맞은편 침대의 주인이 될까 궁금했다. 순례자의 정체성 남편과 필요한 물품을 사러 마을로 들어갔다. 마을도 작았지만 식료품점도 정말 작았다. 지금이 오렌지철인지 올망졸망한 오렌지들이 양파망에 옹기종기 촘촘히 모여있었다. 가격도 너무 착했다. 큰 양파망에 가득 찬 오렌지가 겨우 5유로라고 한다. 배낭만 없다면 짊어지고 이어지고 가고 싶을 정도로 욕심이 났지만 우리의 .. 더보기
Lorca에서 따뜻한 환대를 받다 다른 북쪽 마을과는 달리 Lorca의 진입로는 평지가 아닌 언덕에 위치해 있었다. 덕분에 강한 태양을 고스란히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느라 고생했다. 마을 입구인 언덕에 서니 앞이 탁 트인 마을 정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숨이 차고 땀을 흘린 보람이 있었다. ALBERGUE DE LORCA Lorca는 공립 알베르게가 없어서 우리는 그 전날 미리 찾아 놓은 저렴한 사립 알베르게인 'R.P. de Lorca'로 직진했다. 알베르게는 바로 마을 진입로에 있어서 고생하지 않고 쉽게 찾았다. 수염이 덥수룩한 스페인 남자가 환하게 우리를 아주 반갑게 환대해 준다. 그의 환한 미소가 먼 길을 고생하면서 걸은 노고를 다 잊게 해 준다. Lorca에서의 따뜻한 환대 그는 우리가 단번에 한국 사람인 것을.. 더보기
산티아고를 걷는 이유 Lorca 입성 한낮에 뜨거운 태양을 정면으로 맞이하면서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니 작은 마을의 시작점을 알리는 푯말이 입구에서 순례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Lorca이다! 일단 마을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숙소를 찾는 일이다. 보통 순례의 길을 떠나기 하루 전날에 그다음 행선지를 정한다. 얼마나 하룻길을 갈 것이며, 숙소는 어디로 정하려는지 등을 계획하고 잠자리에 든다. 그다음 날, 여기저기 쑤신 몸뚱이와 한 몸이 된 배낭을 등에 업고 목표한 길을 떠난다. 길의 소실점인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면 발걸음이 빨라지고 내 머릿속에는 숙소를 빨리 찾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우리는 가격이 매우 착한 공립 알베르게에서 숙식했기 때문에 조금만 늦게 가도 자리가 없다.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 마음이 느긋해질지.. 더보기
Lockdown (럭다운) 2년(2020. 2 ~ 2022. 1) 간의 뉴질랜드 살이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제일 힘들었던 문화 적응은 '마스크 착용'이었다. 1. Lockdown 뉴질랜드는 일찍이 코로나가 확산되기 전에 국경 봉쇄를 했던 나라였다. 발 빠른 국경 봉쇄에도 불구하고 오클랜드에서 환자수가 점 점 늘어나자 뉴질랜드 정부는 바로 '럭다운(Lockdown)'에 들어갔었다, 다른 나라들의 코로나 환자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숫자에 비해 정말 점 하나 찍는 것만큼도 안 되는 숫자인 29명이 발병되었을 때 뉴질랜드 매스컴은 연일 비상대책을 내놓았다. 나중에 그들의 야단법석이 납득되었다. 뉴질랜드는 국민 GNP에 비해 의료시스템이 열악하고 의료 수준이 낮은 나라이다. 그래서 코로나 환자가 늘어나면 그들의 의료 시스템으로는 .. 더보기
착한 컴플렉스 나는 어렸을 때 '순하다'는 이야기와 '착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내 마음에는 두 가지 생각으로 괴로웠다. '더 착한 아이가 되려고 노력해야겠다'는 다짐과 더불어 착하지도 않은데 '착하다'는 말이 엄청 나를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아이러니하게 '죄책감'이 올라왔다. 그래서 더 착해지려고 애썼다. 나는 내가 착하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말해 주는 것에 대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때가 잔뜩 낀 나의 마음이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누가 알까 봐 걱정도 되었다. 사람들이 나를 착하다고 여기는 것은 소위 착한 행동과 순응적인 태도를 보여서였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착하다고 봐주는 것 같았다. 내가 그렇게 행동한 것은 그냥 좋은.. 더보기
연어의 일생 가끔 뷔페에 갈 일이 있으면 내가 즐겨 찾는 코너가 있다. 그 코너에 가기까지 다른 요리들이 나의 후각과 시각을 강렬하게 자극해도 나는 그 유혹을 뚫고 내가 원하는 목표 지점까지 간다. 그리고 탄력 있고 탱탱한 선 분홍색 살덩이들을 찾아낸다.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 평소에 자주 먹을 수 없는 '연어회'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일단 나는 집중 공략해서 연어로 나의 오감을 만족시킨 후 위에서 신호가 올 때까지 흡입을 멈추지 않는다. 나에게 화려해 보이는 주변 요리들은 횟집에서 주는 '쓰키다시'처럼 보인다. 진짜 회를 좋아하는 고수들은 '쓰키다시'에 집중하지 않는다. 나는 회보다는 육고기를 더 선호하는데 유난히 연어를 만나면 다른 요리들이 내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만큼 연어는 나의 최애 요리 중의 하나이다.. 더보기
삼식이와 동행- Lorca가는 길 Uterga를 뒤로하고Uterga에서 하룻밤을 유하고 그 전날 삶아 놓은 계란과 과일로 아침을 대신한 후 부지런히 길을 찾아 나섰다. 말은 부지런히 나섰다고 하지만 알베르게에서 우리는 거진 마지막 주자로 길을 나선 순례자 중의 하나였다. 급히 서두를 이유도 없었고 밤새 순례객들이 코고는 소리 때문에 잠을 설친 나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개운하지 않았다. 하루에 20km 이상 걸으면 피곤할 텐데 어찌 된 일인지 나의 정신은 너무 맑고 초롱초롱해서 쉽게 잠들지 못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처방받은 수면유도제를 도움 받아 매일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만성 수면장애를 오랜 전부터 앓고 있었다. 길을 걸으면 고단해서 잠드는데 괴로움이 없을 줄 알았는데 별 도움이 크게 되지 않았다. 소원하던 산티아고 길을 걷게 .. 더보기
용서의 언덕 Pampelune를 지나 용서의 언덕을 향해서 우리는 아름다운 대도시 Pampelune를 지나는 길에 유채꽃이 베푼 향연에 참석해서 맘껏 노란 향기와 냄새에 취하고 그다음 행선지인 Uterga로 향했다. 산티아고로 향하는 긴 여정 가운데 길 위에서 만나는 상징적인 장소들이 몇 군데 있다. 그중에 하나가 '용서의 언덕'(Alto del Perdon)이었다. Pampelune에서 12km 떨어진 곳에 약 40개의 풍력 터빈과 함께 공유하고 있는 '용서의 언덕'을 마주치게 된다. 스페인어로 Alto del은 '~의 꼭대기'라는 뜻이고 Perdon은 영어로 'excuse me'라는 말이다. 직역하면 '나를 용서해주는 꼭대기'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언덕의 길은 계속 가파르게 우리를 안내했다. 광활한 밀밭을 좌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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